| 브라질 원주민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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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주요 커피 생산국들이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내년 커피 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브라질은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과 한파로 농작물 재배에 타격을 입었다. 세계 2위 베트남은 코로나19로 도시 봉쇄(락다운)에 나섰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카페 영업 재개와 맞물려 국제 커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피치는 커피 가격이 2022년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아라비카 커피 평균가격 전망치는 파운드당 1.35달러에서 1.6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1.25달러에서 1.5달러로 올렸다.
커피 주요 생산국들이 공급에 타격을 입은 탓이다. 세계 1위 커피 생산국 브라질은 이번 여름 이상기후로 커피콩 생산이 어려워졌다. 해수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 탓에 가뭄이 들었고, 남극 한파가 유입되며 눈이 내리는 등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브라질 정부는 올 커피 생산량이 작년보다 2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 코로나19로 도시를 봉쇄한 베트남 호치민(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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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의 커피 수출국인 베트남은 코로나19 로 커피콩 생산 지역을 봉쇄했다. 작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1년 넘게 일일 신규확진자 두자릿수를 유지하던 베트남은 지난 5월부터 100명대를 넘어섰다. 지난달부터는 하루 1만명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커피콩 수출의 중심으로 ‘아시아의 커피 허브’로 불리는 호치민시는 지난 15일까지였던 락다운을 2주 연장하기로 했다.
호치민 락다운은 베트남 커피의 해외 수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베트남 커피 수출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 줄었지만 수출액은 오히려 2% 늘어난 20억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뿐 아니라 다른 커피 수출국에서도 생산이 줄어 커피 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아라비카 선물 벤치마크는 45.8% 올랐으며, 로부스타 선물은 52.2% 급등했다. 특히 남미를 중심으로 뮤 변이가 확산하면서 커피콩 수확 노동력이 부족해지면 공급에 더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커피 공급이 줄어드는 반면 수요는 늘고 있다. 피치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규제를 풀면서 카페 영업을 재개할 것이기 때문에 커피 수요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2022년과 2023년에는 커피 공급량이 반등하기 시작해 2023년에는 아라비카 연평균 가격이 파운드당 1.2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