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저유가 때문에 상황이 역전됐다. 저유가 환경이 지속되면서 헤징과 결별하는 항공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 지난 2008년 배럴당 147달러에 달했던 국제 유가는 현재 배럴당 4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헤징 전략은 고유가 환경에서는 빛을 발했다. 항공유가 더 오르기 전 미리 항공유를 사 놓으면 그만큼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은 지난 2000년대부터 항공유에 대해 헤징전략을 펴왔는데 이 전략으로 2008년까지 13억달러의 연료 비용을 절감했다.
그러나 저유가 환경이 1년 이상 이어지면서 오히려 항공유를 헤징할 수록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올해만 해도 헤징 때문에 경쟁사들보다 항공유 1갤런 당 50~60센트를 더 지불해야만 했다.
반면 미국 1위 항공사 아메리칸에어라인은 유가 향방을 짐작하고 지난 2014년 항공유 헤징을 관뒀다. 그러면서 경쟁 항공사들과 달리 저유가의 과실을 그대로 누렸으며 실적도 개선됐다.
제리 래더만 유나이티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헤징을 완전히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어떤 방식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뿐만이 아니라 유럽에서도 헤징 규모를 줄이는 항공사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앤드류 로벤버그 HSBC 애널리스트는 “아시아와 유럽 항공사들은 미국 달러로 연료를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헤징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하지만 작년 헤징으로 엄청난 손실을 본 이후 대형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헤징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