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국민의힘 수도권비전특별위원회(수도권비전특위) 위원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보수 험지인 서울 관악을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타이틀을 달고 두 차례나 당선됐던 오 위원장은, 최근 여당이 수도권 참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설치한 수도권비전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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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위원장은 여당 수도권 참패에 대해 “(지지기반인) 영남과 수도권의 민심은 다르다”며 “하지만 이에 능동적으로 반응하지 못했고 공감능력까지 상실하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국민들께 선택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50원’ 사태를 언급하며 “고금리·고물가 등 먹고사는 민생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집권당으로서는 국민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출마했던 오 위원장은 “처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이 비명횡사(친이재명 위주 공천) 등으로 외면받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후 이종섭 사태, 김건희 여사 문제, 대파 사건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마지막에는 정권심판론이 강하게 작동했다”고 수도권 참패 이유를 분석했다.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수도권 전체 122석 중 1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국민의힘이 달라지기 위해 대통령과도 과감히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당은 당정관계를 새롭게 재편하자는 관점에서 전당대회도 치르고 한 대표도 당선시켰다”며 “하지만 정부·대통령실은 오직 윤 대통령 나아가서는 김 여사만 바라보고 국정을 운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의정갈등의 발단이 된 의대증원 규모를 예로 들며 “(증원) 2000명이라는 숫자라 절대진리가 아닌데 유연하게 논의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대통령실·정부가) 의사를 적으로 돌리면서도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위원장은 “대통령실이 바뀌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당이 선행해서 바뀔 수도 있다. 수도권 중심이나 원외를 중심으로 더 결집할 수도 있다”며 “정부가 지금처럼 집권 여당이 얘기하는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고 콧방귀 뀌듯이 반응하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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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존에는 지역당원이 낸 당비를 중앙당과 시도당이 60%를 당협위원회가 40%를 당협적립금으로 가져갔는데, 당협위원회가 조금 더 돈을 쓸 수 있도록 50(중앙당·시도당)대 50으로 분배하기로 결정했다”며 “중앙당은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는 데다 현재는 그렇게 어려운 상황이 아니니 조금이라도 당협 활동을 지원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전특위에서는 현재 당비 납부 여부에 따라 일반당원-책임당원으로 나눈 것에서 나아가 10년 이상 책임당원을 별도로 선별하고 표창이나 포상을 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만들었다. 이른바 민주당의 ‘100년 당원’과 같은 제도를 뒤늦게라도 만들어 장기 책임당원에 고마움을 표현하자는 취지다.
이어 오 위원장은 “당원 가입을 현재처럼 수기가 아닌 현장에서 태블릿 등을 활용해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며 “당의 혁신이 절실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