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이자 관계사 천화동인 1호의 소유주인 김 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 참여 등 특혜를 대가로 5억 원 상당의 뇌물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 원의 배당을 약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씨는 화천대유에서 장기대여금 473억 원을 가져가 정관계 등 로비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의심도 받는다. 이 중 100억 원은 대장동 아파트 분양대행업체 대표인 이모 씨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 씨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나눈 대화가 녹음된 녹취 파일에는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30억 원, 성남시 의원에게 20억 원이 들어갔다는 발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지난해 6~7월 권순일 당시 대법관을 수차례 만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상고심 문제를 논의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권 전 대법관은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을 맡아 월 1500만 원 상당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의혹’의 ‘몸통’으로 꼽히는 김 씨에 대한 조사는 이번 수사의 핵심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김 씨를 통해 자금 흐름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며 “김 씨가 누구한테 돈을 줬고, 또 용처가 어디인지, 수익 구조를 짜는데 있어서 성남시나 성남도시개발공사 쪽에 어떤 방식으로 로비를 벌였는지 등이 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씨 인맥들인 화천대유 고문단의 대가성 여부를 들여다보는 조사도 이뤄질 것”이라며 “진술 확보 여부에 따라 이들 법조인에 대한 소환도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검찰은 8일 오후 김 씨 동생이자 화천대유 이사인 김석배 씨를 소환해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경위, 로비 정황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김 회계사를 상대로 입사 배경과 대장동 사업 추진 당시 공모 지침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은 경위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팀에서 근무한 이모 파트장도 조사한다. 검찰은 이 파트장에게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간 사업 협약 당시 검토 의견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었다가 7시간 만에 삭제한 이유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화천대유 관련자들의 자금 흐름을 좇는 수사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일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남 변호사가 김 씨로부터 수표 4억 원을 받아 사무실 운영 자금 등으로 썼다는 내역이 기재된 회계 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수표 4억 원은 김 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뇌물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앞서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구속하면서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뇌물 수수 액수로 ‘8억 원’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5억 원은 김 씨로부터 받은 것으로 파악됐는데, 5억 원 중 1억 원은 현금, 4억 원은 수표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김 씨 측은 “유 전 본부장에게 5억 원을 제공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