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간염 증상을 알기 위해선 먼저 ‘간 기능’을 알아야 한다. 간은 흡수된 영양소를 저장하고, 필요한 물질로 가공해 온몸으로 분배한다. 알부민이나 혈액응고 인자 같은 물질을 합성하기 때문에, 간 기능이 저하되면 쉽게 멍이 들거나 피가 잘 멈추지 않을 수 있다.
간은 해독작용도 한다. 몸에 들어온 약물이나 술, 독성물질을 해독한다. 담즙산을 만들어 소화작용도 돕는다. 면역세포도 있어, 우리 몸에 들어오는 세균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간이 망가지면 몸이 갑자기 피곤하거나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불량, 구토 등이 발생한다. A형 간염 같은 급성 간염은 초기에는 열, 근육통, 전신쇠약감이 있어 몸살이나 위염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김경아 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 기능이 많이 나빠지면 소변 색이 주황빛이나 갈색으로 진해지고 눈의 흰자위와 피부가 노래지는 황달이 생긴다. 또 간에서 혈액응고인자들을 충분히 만들지 못해 잇몸 출혈이나 코피가 쉽게 나고, 작은 충격에 멍이 잘 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A형 간염은 어릴 때 감염되면 증상 없이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1970년대만 해도 10세 이하 아동의 약 45%, 20세 이상의 성인의 대부분에서 항체를 보유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위생 상태가 개선돼, 1990년대 후반부터 항체 보유율이 소아 청소년에서 10% 미만, 젊은 성인에서 20~30%로 떨어진다.
김경아 교수는 “1970년대 초반까지 어린 시절을 보낸 50대 이상에서는 자연면역이 형성돼 약 80~90%의 항체가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소아에서 A형간염 백신 접종이 증가하고 2015년부터 필수접종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항체가 없는 30~40대의 성인 연령에서 증상이 있는 간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B형 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감염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감염경로는 수직감염(B형간염에 걸린 산모에서 신생아에게 전염)이다. 성 접촉이나 비위생적인 시술 등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성인에서 감염되면 10% 정도가 만성간염으로 발전하나, 수직감염으로 감염되면 90%에서 만성간염으로 발전한다. B형간염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4%에서 감염돼 있으며, 1995년부터 신생아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 사업이 시작됨에 따라 20대 미만에서의 유병률은 0.2% 정도다. B형 간염의 경우 활동성 간염일 경우 항바이러스 약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
김 교수는 “A형·B형 간염은 백신을 맞으면 예방할 수 있고, C형 간염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비위생적인 시술이나 정맥주사 등 위험 요인을 피해야 예방 할 수 있다”며 “B형이나 C형 만성 간염의 경우에는 간암에 대한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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