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금호산업 정상화방안..공정위 제동에 재검토

아시아나항공 출자전환 주식 시장매각 방안 등 검토
  • 등록 2013-08-29 오후 6:08:01

    수정 2013-08-29 오후 6:08:01

[이데일리 나원식 한규란 기자] 산업은행이 금호산업 구조조정 방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당초 산은은 출자전환을 통해 금호산업을 정상화 하는 방안을 만들어 채권단에 동의 절차를 구하고 있었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출자전환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신규순환출자’ 구조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29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순환출자 방식의 금호산업 정상화 방안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민주화 관련 주요 법안인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배치된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한국경영자총협회 포럼에서 “구조조정 수요 등으로 불가피하게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되는 경우에는 예외를 둘 수 있다”면서도 “채권단이 결정했다 하더라도 새 계열사를 등장시켜 신규순환출자를 형성한다면 규제 대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신규순환출자’를 형성하는 금호산업 구조조정 방안이 예외로 인정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당초 추진되던 구조조정 방안에 따르면 산은은 채권단이 보유한 507억원 규모의 채권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790억원 규모의 금호산업 기업어음(CP)을 출자전환해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아시아나 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이 금호터미널에 매각돼 ‘금호산업-아시아나-금호터미널-금호산업’으로 연결되는 신규순환출자 고리가 만들어진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이 결정해 대주주가 사재출연 형식으로 주식을 출연하는 경우나 기존 주주인 계열사가 추가 증자에 참여할 때만 예외가 인정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CP를 출자전환하되 이를 시장에서 장내 매각하거나 장외시장에서 대량매매(블록세일)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장내 매각할 경우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장외 블록세일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호 세력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매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와 관련, 채권단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어느 한쪽에서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채권단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금호산업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회사를 살리려면 상장폐지는 반드시 막아야 하는 만큼 기업 회생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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