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허윤수 기자]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이라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혐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간토다이이치고를 2-1로 꺾고 우승한 뒤 응원석으로 달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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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국제고가 속한 교토부의 니시와키 다카토시 지사는 2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차별적인 투고가 있어는 안 되기에 삼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교토국제고는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있는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에 연장 혈투 끝에 2-1로 이기며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 고시엔은 꿈의 무대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전역 3715개 학교(3441개 팀)가 참가해 49개 팀만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기에 본선 무대를 밟는 것조차 쉽지 않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교가도 한국어로 돼 있다. 고시엔은 출전 학교 교가가 연주되며 공영 방송 NHK는 모든 경기를 방송한다.
|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 야구부 선수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승리한 직후에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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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고시엔 전통에 따라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가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다.
일본 우익은 교토국제고가 한국계 학교이며 교가가 한국어라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교토국제고가 우승을 차지한 뒤 엑스(X·옛 트위터) 등에는 “역시 한국어 교가는 기분 나쁘다”, “교토국제고를 고교야구연맹에서 제명하는 걸 요구한다”, “왜 다른 나라 학교가 나왔나” 등 원색적인 비난의 글이 올라왔다.
니시와키 지사는 SNS 운영사에 민족 차별적인 내용 등이 포함된 4건에 대해서 이미 삭제 요청을 했다면서 담당 부서가 지속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