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가라사대', 청년 목수가 전하는 '진짜' 노가다판 이야기

  • 등록 2022-12-14 오후 5:58:48

    수정 2022-12-14 오후 5:58:48

사진=‘노가다 가라사대’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노가다 칸타빌레’를 집필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송주홍 작가가 ‘노가다 가라사대’로 돌아왔다. 잡부 생활에서 어느덧 5년 차 형틀목수로 성장한 저자의 이야기가 한층 더 풍성해졌다.

저자는 하루에 수천 번 내리치는 망치가 닳을수록, 생각은 명료해졌고 문장은 벼려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막장’이라고 말하는 곳에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전한다.

2018년 여름, 싸구려 여관방에서 탈출해 노가다판에 들어선 저자는 낯선 사람들과 부대겼고, 어깨 빠질 듯 망치질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혐오를 지우고 행복을 발견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청년 목수의 ‘행복한 탈출기’이기도 하다.

책은 크게 세 챕터 ‘희망을 버려 그리고 힘냅시다’, ‘결국엔 사람’, ‘노가다 가라사대’로 나뉜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자신의 직업인 ‘노가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노가다꾼의 삶을 보여주고 두 번째 챕터에서는 작가의 밥벌이 현장인 노가다판 사람들의 풍경을, 세 번째 챕터는 노가다꾼 송주홍이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성을 담는다.

저자는 노가다판, 즉 건설 현장에는 참으로 많은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다. 뻔한 노가다 아저씨들의 뻔한 이야기이지만, 작가의 시선이 그 이야기에 닿는 순간 우리는 삶을 누르는 ‘중력’을 보게 된다. 그리고 뻔한 이야기 속에서 슬프고, 기쁘고, 부끄럽고, 화나고, 사랑하는 것들을 만나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함께 일하는 형님이 일당 1만 2000원 받으면서 도시락 들고 집 지으러 다니던 시절 이야기를 해줄 때도 나는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는 형님들 얘길 들으며 ‘한강의 기적’으로 포장된 신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야말로 성장 신화의 그늘에 가려진 진짜 노동의 역사가 아닌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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