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는 주택경기, 녹록지 않은 부동산신탁

급격한 금리상승과 원자재값 상승에
시공리스크 불거질 가능성 높아
차입형 개발신탁은 분양리스크도 걸림돌
한신평 "거시환경 비우호적…우발채무도 점검해야"
  • 등록 2022-08-26 오후 5:27:16

    수정 2022-08-26 오후 5:27:16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부동산신탁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 주택 경기가 얼어붙기 시작한 가운데 지방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고, 급격한 금리상승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시공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우발부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26일 부동산신탁업 보고서를 통해 “차입형 개발신탁에 대한 거시환경은 작년 ‘중립적’에서 올해 ‘비우호적’으로,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 거시환경은 ‘우호적’에서 ‘비우호적’으로 바뀌었다”며 “분양 경기 저하, 금리 상승 등으로 부동산 신탁사의 영업과 재무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차입형 개발신탁의 경우 급격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수요가 위축되고,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차입형 개발신탁은 지방에 위치한 주거용 부동산 개발사업을 주로 취급하고 있는데, 부동산 경기 위축시 지방 부동산이 수도권에 비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직격탄을 맞게 된다.

수요 위축으로 신규 수주가 감소할 수 있고 이미 수주한 사업장은 분양실적이 저조할 경우 신탁사가 공사대금 등을 신탁계정대를 통해 충당하는 구조여서 분양실적 악화는 신탁사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은 시공리스크만 부담하기 때문에 분양리스크까지 안고 있는 차입형에 비해 위험이 낮지만 역시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잠재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다. 증권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을 주도하면서 생겨난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은 보통 신용도와 공사비가 낮은 소형 건설사를 시공사로 참여시키고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을 제공한다.

한신평은 “금리와 원자재 가격 등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시공리스크가 대두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공사의 시공능력이 미흡한 점도 부담요소”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드물었지만, 시공사의 시공능력과 금리 및 주택경기 같은 외부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과거 어느 때보다 책임준공 미이행 위험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한신평 판단이다.

아울러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신탁사의 잠재 익스포저가 확대된 점도 부담으로 꼽았다.

한신평에 따르면 2017년 약 1000억원에 불과했던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 수주 규모는 작년 5800억원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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