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호남 의원들 “천수 누린 살인마 전두환, 국가장 예우 안돼”

호남 지역구 의원들 공동 기자회견
"애도보다 분한 마음…진실은 잠들 수 없어"
  • 등록 2021-11-23 오후 3:09:38

    수정 2021-11-23 오후 3:09:38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더불어민주당 호남 지역 의원들과 양향자·이상직 무소속 의원은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과 관련해 “평생 호의호식하며 천수를 누린 살인마 전두환의 마지막 길은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장의 예우를 받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입구에 운구차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 및 전남·북 지역구 국회의원 일동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마 전두환이 오늘 오전 사망했다. 고인에 대한 애도보다는 허망하고 분한 마음이 앞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 의원은 “전두환은 마지막 순간까지 반성도 사죄도 없었고 법원이 이제 처벌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내란 학살의 주범, 전두환의 죽음으로 80년 5월 헬기사격의 진실을 밝힐 기회도 소멸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나 역사의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 법원에서는 ‘공소 기각’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엄정한 진실 찾기를 통해 대한민국 역사에 정의의 판결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며 “또한 군대를 동원해 국민들을 잔인하게 학살하고도 평생을 호의호식하며 천수를 누린 살인마 전두환의 마지막 길이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장의 예우를 받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국가보훈처가 국립묘지법에 따라 내란죄 등 실형을 받은 경우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는 당연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들 의원은 “내란 학살의 주범, 전두환이 죽기 전에 국가장법을 신속히 개정하지 못한 것에 깊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이제 법적으로, 전두환의 국가장 여부는 국무회의 심의 등 정부의 판단으로 결정된다. 이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처럼 전두환을 추앙하는 일부 부역자들의 농간에 휘둘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전 씨의 국가장은 가능이냐, 불가능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을 총칼로 유린한 살인자에 대한 심판이자 절대 악의 처벌을 통한, 역사적 단죄의 문제”라며 “학살자, 내란의 주범, 전두환은 사망했지만, 진실은 잠들 수 없다. 진실과 책임을 끝까지 밝혀 단죄하는 것이 5월 정신의 완성”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견문에는 광주와 전남·북을 지역구로 둔 김성주·김수홍·김승남·김원이·김윤덕·김회재·민형배·서동용·서삼석·소병철·송갑석·신영대·신정훈·안호영·양향자·윤영덕·윤재갑·윤준병·이개호·이병훈·이상직·이용빈·이원택·이형석·조오섭·주철현·한병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향년 90세 일기로 사망했다. 그는 자택에서 쓰러져 오전 8시 55분께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 12분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종 때는 부인 이순자씨만 옆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서울 신촌연세대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12·12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전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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