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위드(With) 코로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지자 방역당국이 나서 제동을 걸었다. 이 와중에 사적모임 완화와 등교수업이 재개돼 ‘점진적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정부에서 방역완화 신호 준 이상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4주 연장 첫날인 6일 점심시간 시민들이 서울 명동 음식점 밀집 골목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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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는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일상을 조금이라도 회복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하다”며 “정부 내에서 질병관리청장이 ‘고령자 등 고위험층 접종 90%, 일반 성인 80% 정도가 백신 접종완료될 때 상황을 만들어야 되지 않겠냐’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2차 접종(얀센은 1차 접종)완료자는 34.6%에 불과하다. 이를 18세 이상 성인으로 높여도 40.2%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추석 전까지 1차 접종자 70%, 2차 접종자 50%를 목표로 하고 있어 김 총리의 말처럼 성인 80%가 접종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10월 말 이후는 돼야 할 전망이다.
문제는 벌써 방역에 균열이 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이날부터 사적모임을 6~8명으로 확대하기로 했고, 등교수업도 일부 재개했다. 여기에 추석은 최대 8명까지 모일 수 있게 하는 등 대규모 이동이 예정돼 있다.
사회 분위기도 위드 코로나로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기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의 전환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찬성한다’라는 응답이 58.5%(매우 찬성 24.5%, 어느 정도 찬성 34.0%)로 ‘반대한다’라는 응답 34.3%(매우 반대 15.1%, 어느 정도 반대 19.2%)보다 24.2%포인트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방역당국은 지난 3일, 이달 확진자 2300명을 정점으로 찍고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주까지의 방역상황을 전제한 것으로 사적모임 완화, 등교확대 등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당국 실무자는 현재 사회 분위기를 우려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우선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부터 포괄적이고, 심지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없앤다는 의미로도 쓰여 정부 내에서부터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손 반장은 “대신 방역 긴장감 완화를 방지하기 위해 ‘점진적·단계적 일상회복 방안’ 용어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사례로 꼽히고 있는 영국의 방역완화는 우리나라에서 적용할 수 없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영국은 매일 2만~3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하루 100명 내외 사망자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를 우리나라에 대입하면 관리하는 사망자 수준에 10배가 넘는다. 이같은 거리두기는 우리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다시 방역완화를 되돌릴 수 없다면 믿을 건 결국 국민의 협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동량이 늘면 확진자는 줄어드는 게 아니라 3000, 4000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이미 풀어놓은 방역을 다시 조일 수도 없다. 결국 국민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