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버선본으로 느껴보는 '친정어머니'

국립민속박물관 기증받은 물품 공개
양반가 어머니가 시집간 딸 향한 '모정' 글귀로 새겨
  • 등록 2016-03-02 오후 3:06:25

    수정 2016-03-02 오후 5:04:39

1950년대 버선본(사진=국립민속박물관).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양반가의 어머니가 시집간 딸을 향한 모정을 담아 만든 60여년 전 버선본이 공개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일 선보인 버선본은 버선을 짓기 위한 종이틀로,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이석희(102) 씨가 충남 홍성에 있는 시집에서 생활하던 1954년 친정어머니로부터 받아 사용하다가 2012년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이씨는 규장각 제학으로 1910년 한일병합에 반대한 이중하(1846∼1917)의 손녀이기도 하다.

버선본에는 ‘갑인생 복분·슈명장슈·부여셕슝·자손창셩’이라는 글자가 네 줄로 뚜렷하게 적혀 있다. ‘갑인생’은 이씨가 태어난 해를 의미하고, ‘복분’은 버선을, ‘슈명장슈’는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 ‘부여셕슝’은 중국 부자의 대명사인 석숭처럼 부유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자손창셩’은 아이를 많이 낳아 화목하게 살라는 뜻을 담은 말이다.

버선본의 발꿈치 부분에 있는 누런 종이는 버선을 지을 때 크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덧댄 것.

박혜령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버선본은 소모품이어서 온전한 형태로 전해지는 자료가 많지 않은데 이 버선본은 모정을 엿볼 수 있는 글이 남아 있는 중요한 생활자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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