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찍은 금값, 내년에 더 오를까

한은 외자운용원, 국제금융시장 주요 이슈 분석
"금값, 금리인하 기조·안전자산 수요로 내년에도 상승"
"가격부담·달러 강세 따른 수요 둔화로 오름폭은 제한"
  • 등록 2024-12-30 오후 5:25:33

    수정 2024-12-30 오후 5:25:33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금값이 내년에도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가격 부담과 미 달러화 강세 등으로 수요가 둔화할 여지가 있어 오름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사진= AFP)


30일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이 발간한 2025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금 가격은 내년에도 강세를 보일 것이나,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윤아·김다인 운용전략팀 조사역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실질금리가 하락하면서 금의 상대적 투자 매력도가 증가하고, 중동·동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 및 글로벌 무역갈등에 대응해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금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금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부담과 미 달러화 강세 전망은 금 투자 수요가 제한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자료= 한국은행)


올 들어 금값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10월 말 온스당 2800달러선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 다각화 차원에서 금 보유를 앞다퉈 늘리는가 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등에 힘입은 것이다. 금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금값이 급등하자 올해 3분기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전년동기대비 49% 하락했으며, 금 시장의 ‘큰손’인 중국인민은행도 지난 4월 18개월 동안 이어가던 금 매입을 중단한 바 있다.

또 투자처 분산에 따라 금 가격의 상승 여력이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연착륙 전망과 내년 1월에 들어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지원 기대로 주식과 가상자산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달 초 미 대선일 이후 금 가격은 약 3% 하락한 반면, 비트코인은 30%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親) 가상자산 공약과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이 연준 보유 금을 일부 매각하고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비축해야 한다는 제안을 한 영향이다.

이윤아·김다인 조사역은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시행 과정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둔화) 지연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제기될 경우, 금 수요가 하방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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