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뇌졸중 의심 환자가 119신고 후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상태를 알리기 위한 용도였던 119구급대원의 병원 연락이 환자의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용도로 변질해서다. 뇌졸중 환자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 개선이 시급하는 지적이다.
| 대한뇌졸중학회 차재관(왼쪽) KSN 위원장 및 부이사장과 대한뇌졸중학회 이경복 정책이사(사진=대한뇌졸중학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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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뇌졸중학회가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제2회 한국 뇌졸중 네트워크 2024(Korean Stroke Network, KSN)에서 김대현 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현재 뇌졸중 의심 환자가 119신고 후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30분 이상 소요된 경우가 전체의 65.5%”라며 “이 시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는데, 이는 뇌졸중 의심 환자의 수용 여부를 응급실에서 결정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뇌졸중은 뇌혈관에 갑자기 문제가 발생해 발생하는 초응급 필수 질환이다. 크게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졸중의 80%를 차지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로 나눌 수 있다. 뇌졸중 골든타임은 현재 증상 발생 4.5시간 이내로 이를 놓칠 경우 평생 장애를 남기거나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오희석 소방청 구급역량개발팀 과장은 “119 구급대원이 병원 방문 전 연락하는 것은 병원에 (환자의 상태를) 알리는 목적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응급실 수락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변질돼 환자들이 응급실 방문시간을 지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헌 강원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의료 취약지역 중 하나인 강원지역 권역네트워크의 경우 강원대병원 중심으로 총 6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의 문제와 함께 119에서 권역센터가 아닌 초급성기 뇌졸중 치료가 어려운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되는 경우가 아직도 많아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급성 심뇌혈관질환의 경우 권역센터의 각 전문진료과 의료진이 주도하는 환자분류시스템(triage system)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경남 지역 권역센터인 동아대병원의 경우에도 뇌졸중 환자 중 전체 33.4%는 타병원에서 전원을 오게 되는데 이는 2015년에 개정된 119 구급대원 현장응급처치 표준지침에서 ‘병원 전 뇌졸중 선별검사가 양성인 경우에는 즉각적인 혈전용해치료가 가능한 지역응급의료기관 이상의 의료기관으로 이송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김대현 교수는 “현재 지역응급의료기관 중 30% 이상은 24시간 급성기 뇌졸중 진료가 불가능하다”며 “초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뇌졸중 센터 확충과 동시에 표준지침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졸중학회 정책이사를 맡고 있는 이경복 순천향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현재 네트워크 사업 지원 비용도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