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윤영찬 사퇴하고 송갑석 지지.."당의 사당화 막겠다"

광주·전남 경선까지 8명 중 7위에 그쳐
5위 박찬대, 6위 송갑석…격차 0.38%p
지지세 결합해 송갑석 당선시키려는 전략
친명 대 반명 4대 1 → 3대 2 돼야 견제 가능
  • 등록 2022-08-22 오후 4:26:10

    수정 2022-08-22 오후 10:20:51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8·28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친문’(親문재인)계 윤영찬 의원이 22일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후보직 사퇴와 동시에 윤 의원은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이자, 호남 기반의 송갑석 후보의 지지를 밝혔다. 5위까지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현재 누적 득표율 기준 4명이 ‘친명’(親이재명)계인 가운데 윤 의원의 사퇴가 ‘이재명의 민주당’의 기류를 흔들지 주목된다.

지난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 최고위원 후보 도전을 멈추겠다”며 “오늘 결론은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 탓이”라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의 사당화를 막아보려 했겠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저지하는 일은 더 이상 의미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특히 당헌·당규 및 강령에서도 ‘문재인 지우기’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차기 총선에서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도부의 구성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자신의 고향인 ‘호남’에서마저 당선권인 5위밖에 머문 것이 사퇴의 결정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21일 치러진 광주·전남 경선까지 윤 의원이 얻은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6.63%다. 8명의 후보 중 7위다. 선전을 기대했던 광주에서 4.84%, 전남에서 4.90%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그간 친문 표심을 앞세워 ‘반명’(反이재명) 노선을 구축해왔지만 호남에서도 친명계가 강세를 보이자 윤 의원은 당선권에서 멀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경선에선 친명계 후보들이 높은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기준 누적 득표율 순위는 정청래 후보 26.40%(14만2169표), 고민정 후보 23.39%(12만5970표) 서영교 후보 10.84%(5만8396표) 장경태 후보 10.84%(5만8371표), 박찬대 후보 9.47%(5만994표) 순이다. 고민정 후보만을 제외하면 5명 중 4명이 친명계다.

일각에선 윤 의원의 사퇴가 곧 ‘이재명의 민주당’을 막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한 반명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4대 1의 구도로 전횡하는 것을 막고자 한 윤 의원의 뜻”이라고 말했다. 당선권에서 멀어지고 전날 광주·지역 결과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송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는 평가다.

송 후보는 전날 누적 득표율 9.09%(4만8929표)를 얻으며 누적 기준 전날 7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5위 박찬대 후보와는 0.38%포인트(p)의 격차다. 윤 의원이 경기도 성남에 지역구를 둔 만큼 마지막 수도권 경선에서 송 후보에게 지지를 몰아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송 후보는 “호남 결과로 3위하고 비교해도 1% 내외 정도로 좁혔다고 생각한다”며 당선권 진입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호남 당원들이 낮은 투표율로 이번 전당대회에 정확하게 경고를 보냈다”며 “이런 위기의식 또한 수도권 경선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친문계는 당 지도부가 친명 일색으로 꾸려지는 것을 막고 4 대 1의 구도를 3 대 2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친문계 의원은 “4 대 1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원하는 대로 통과시킬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라며 “이를 견제할 인적 구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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