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불확실엔 확실한 테크”…글로벌 PE, 테크 M&A 바람

코로나로 급성장한 IT 회사 M&A 나선 글로벌 PE
''예측 가능 현금흐름·높은 고객 충성도''가 매력
올초부터 글로벌 주요 딜만 10건…수조 원 단위
  • 등록 2022-06-30 오후 2:35:42

    수정 2022-06-30 오후 2:35:42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IT 기업 인수가 자본시장을 달구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급성장한 컴퓨터 보안 소프트웨어 등 IT 회사들의 밸류에이션이 경기 둔화로 휘청이자 이를 투자 기회로 삼는 모양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PEF의 이러한 행보는 올 초부터 시작됐다. 연초부터 현재까지 진행됐거나 진행 중인 주요 테크 딜만 해도 10건 이상이다.

PEF들이 IT 기업을 대상으로 뜨거운 구애에 나선 이유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 때문이다. 정기구독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한 덕에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컴퓨터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경우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보안의 중요성이 부각된 덕에 M&A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장 최근 이뤄진 대표적 인수·합병(M&A) 사례는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 솔루션 전문기업 ‘젠데스크’다. 글로벌 투자사 퍼미라와 헬먼&프리드먼은 102억달러(약 13조 2000억원)에 젠데스크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3일 종가(77.50달러)에 34%의 프리미엄을 붙인 수준이다. 첫 M&A 제안이 이뤄졌던 지난 2월 인수가(170억달러)를 한참 밑도는 규모이기도 하다. 당시 미켈 스베인 젠데스크 공동 창립자는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해 독립적인 회사로 남겠다고 선언하며 인수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젠데스크의 기업가치는 코로나19로 고객을 스마트하게 관리하고 지원하는 업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상승했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서서히 풀림과 동시 기술주가 폭락했고, 경영진과 대주주 간의 갈등 이슈 등으로 가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 밖에 컴퓨터 바이러스 소프트웨어 대명사인 맥아피는 지난 3월 글로벌 PEF 애드벤트 인터내셔널과 퍼미라 등이 주도하는 투자자 그룹에 매각됐다. 매각가는 140억달러로, 보통주 전부를 인수했다. 개인 맞춤형 보안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충성도 높은 고객을 다수 보유한 맥아피가 이러한 수요에 부응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납입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주요 딜도 시트릭스시스템즈와 스위치, CDK 글로벌 등 수두룩하다. 대표적으로 올해 1월 미국 엘리엇매니지먼트 계열사인 에버그린코스트캐피털과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 시트릭스시스템즈를 165억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14년 인수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팁코와의 시너지를 위해서다. 시트릭스시스템즈는 원격 근무 붐과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에 힘입어 꾸준히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해왔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 이상 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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