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자담배 판매 '제동'…"10대 흡연 증가 '전염병' 수준"

美FDA "맛 또는 향기 나는 전자담배, 퇴출까지 고려중"
  • 등록 2018-09-13 오후 1:44:26

    수정 2018-09-13 오후 1:44:2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전자담배 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다양한 ‘맛을 내는(flavored)’ 전자담배가 ‘전염병’ 수준으로 10대 흡연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스콧 고틀립 FDA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성년자 흡연을 제한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들을 발표했다. 고틀립 국장은 “10대 청소년년들의 사이에서 전자담배 흡연이 유행이 됐다. 전염병 수준으로 퍼지고 있다”면서 시장 개입을 선언했다. 그는 “미성년자 흡연을 막기 위해 성인 흡연자까지 제한할 수도 있다”면서, 맛이 나는 전자담배를 미국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방안까지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FDA는 지난 2009년 ‘연초’ 담배에 대해선 멘솔을 제외하곤 모든 맛 또는 향이 나는 제품 판매를 금지했는데, 이를 전자담배까지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전자담배는 액상 니코틴을 연기로 바꿔 흡입하는 방식이다. 니코틴 함유량은 연초담배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다양한 향이나 맛 때문에 중독성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틀립 국장은 “새로운 세대의 희생, 청소년의 니코틴의 중독과 맞바꿔 전자담배를 허용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FDA는 우선 전자담배 생산·유통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은 향후 60일 내에 10대 청소년들이 전자담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어떤 조치들을 내놨는지 보고해야 한다.

FDA는 또 전자담배 유통 통로인 세븐일레븐·서클케이 편의점, 쉘·엑손 주유소 등 1100여개 소매점들과 전자담배 스타트업 ‘쥴랩스(Juul Labs)’에 경고장을 발송했다. 18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전자담배를 판매할 경우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되며, 최소 279달러(31만원)에서 1만1182달러(1252만원)까지 벌금을 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상습 소매점 131곳에는 이날 벌금이 부과됐다. 쥴랩스는 “FDA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성년자의 제품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10대들이 즐겨 찾는 맛 또는 향이 나는 전자담배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미국 흡연율은 1997년 25%에서 최근 16%까지 떨어졌지만 이같은 전자담배가 10대 흡연자를 양산, 흡연율을 높이는 새로운 요인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흡연 관련 질병에 따른 사망자 수는 여전히 연간 48만명에 달한다.

쥴랩스에서 만든 ‘쥴(Juul)’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USB 형태로 만들어진 이 전자담배는 망고, 오이, 크림 등 다양한 맛 종류가 있어 미국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다. 웰스파고가 닐슨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연간 23억달러(2조5800억원)로 쥴의 시장점유율은 72%에 달한다. 파이퍼 제프리의 마이클 레이버리 애널리스트는 “쥴의 소매 판매에서 전통적인 맛과 멘솔 맛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연방정부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중·고등학생 중 210만명이 ‘최근 30일 안에 전자담배를 흡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고틀립 국장은 2018년 조사 결과에선 훨씬 더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수치나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전국청소년담배조사(NYTS) 잠정 집계 결과를 인용, 올해 미국 고교생의 전자담배 사용이 작년보다 무려 75%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