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스콧 고틀립 FDA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성년자 흡연을 제한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들을 발표했다. 고틀립 국장은 “10대 청소년년들의 사이에서 전자담배 흡연이 유행이 됐다. 전염병 수준으로 퍼지고 있다”면서 시장 개입을 선언했다. 그는 “미성년자 흡연을 막기 위해 성인 흡연자까지 제한할 수도 있다”면서, 맛이 나는 전자담배를 미국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방안까지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FDA는 지난 2009년 ‘연초’ 담배에 대해선 멘솔을 제외하곤 모든 맛 또는 향이 나는 제품 판매를 금지했는데, 이를 전자담배까지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전자담배는 액상 니코틴을 연기로 바꿔 흡입하는 방식이다. 니코틴 함유량은 연초담배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다양한 향이나 맛 때문에 중독성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틀립 국장은 “새로운 세대의 희생, 청소년의 니코틴의 중독과 맞바꿔 전자담배를 허용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FDA는 또 전자담배 유통 통로인 세븐일레븐·서클케이 편의점, 쉘·엑손 주유소 등 1100여개 소매점들과 전자담배 스타트업 ‘쥴랩스(Juul Labs)’에 경고장을 발송했다. 18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전자담배를 판매할 경우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되며, 최소 279달러(31만원)에서 1만1182달러(1252만원)까지 벌금을 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상습 소매점 131곳에는 이날 벌금이 부과됐다. 쥴랩스는 “FDA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성년자의 제품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10대들이 즐겨 찾는 맛 또는 향이 나는 전자담배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미국 흡연율은 1997년 25%에서 최근 16%까지 떨어졌지만 이같은 전자담배가 10대 흡연자를 양산, 흡연율을 높이는 새로운 요인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흡연 관련 질병에 따른 사망자 수는 여전히 연간 48만명에 달한다.
연방정부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중·고등학생 중 210만명이 ‘최근 30일 안에 전자담배를 흡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고틀립 국장은 2018년 조사 결과에선 훨씬 더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수치나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전국청소년담배조사(NYTS) 잠정 집계 결과를 인용, 올해 미국 고교생의 전자담배 사용이 작년보다 무려 75% 증가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