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美-中전략경제대화…'위안화 절상과 IT제품 '뜨거운 감자'

美 "위안화 저평가" 공세‥中 "소매환율 자율화" 유화책
첨단 IT 무관세 범위 확대 요구‥최대한 버티기 모드
  • 등록 2014-07-07 오후 4:23:38

    수정 2014-07-07 오후 4:23:14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세계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이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6차 전략경제대화(S&ED)를 앞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 S&ED의 최대 쟁점은 위안화 절상과 첨단 정보기술(IT)제품의 개방범위다. 이와 함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추진, 북핵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美 “위안화 절상해야”‥中, 소매환율 자율화로 맞대응

미국은 S&ED를 앞두고 위안화 절상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S&ED에서 위안화 추가 절상을 요구할 뜻을 분명히 했다. 루 재무장관은지난 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중 무역전국위원회에 참석해 “위안화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미국 압력에 맞설 대응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중국은 일단 미국 공세를 의식해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시중은행들이 개인 고객에 대해 위안화 환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중국정부가 매일 고시하는 기준환율을 고려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환율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매환율을 사실상 자율화해 위안화에 대한 환율변동폭이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의 위안화 절상 공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매고객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인들은 1년에 구입할 수 있는 외환이 5만달러(약 5055만원)에 불과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매년 위안화 절상문제가 최대 관심사였지만 올해는 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절상속도를 높이고 있고 유화책까지 내놔 미국과 중국이 과거와 같은 첨예한 갈등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2000조원대 첨단 IT제품 개방 ‘뜨거운 감자’

2조달러 규모의 첨단 IT제품도 양국간 ‘뜨거운 감자’다. IT제품의 개방범위를 넓히려는 미국과 가급적 막으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S&ED에서 정보기술협정(ITA) 협상을 둘러싼 교착상태가 해소되기를 원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ITA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이 지난 1996년 200여개 IT 품목 교역을 무관세화하기로 한 협정이다. 미국은 무관세제품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의료장비와 실리콘 칩 등 60개 품목을 무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협상을 통해 무관세대상을 10개 정도로 좁혔지만 무관세 폭을 확대하려는 미국과 여전히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프로먼 대표는 “ITA 협상은 중국이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협상과 관련해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첨단IT제품 가운데 무관세 품목을 확대하지 않으면 중국이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협상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사이버 해킹 문제,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 등에서 첨예한 이견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양국은 이번 대화에서 북한 핵문제와 추가도발 움직임,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 등 북한과 관련한 전반적 사안들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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