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같이 단기투자에 적합한 ETF상품에 대한 국내 개인투자자의 쏠림현상이 너무 심합니다. 이번 합성ETF 상장을 계기로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0일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타이거(TIGER) 합성-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US 리츠(H)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날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난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부문 ETF본부장(
사진)은 합성ETF 출시를 통해 국내 합성ETF 시장 활성화와 국내 투자자의 인식 제고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윤 본부장은 이번 합성ETF 출시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합성ETF는 주식·채권 등을 편입하는 전통적인 ETF와 달리 스와프 등 장외파생상품으로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추적하는 ETF다. 증권사가 지수추종을 맡고 자산운용사는 증권사의 리스크만 관리하는 형태다. 미래에셋의 합성ETF는 지난 8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내놓은 킨덱스(KINDEX)합성-미국리츠부동산과 킨덱스 합성-선진국하이일드‘에 이은 두 번째 합성ETF다.
윤 본부장은 “새로 내놓은 합성ETF는 타사와 달리 미국 리츠만 100% 편입하고 있다”며 “미 부동산 가격 상승 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합성ETF가 추종하는 MSCI US 리츠 지수는 현재 125개 미국 리츠를 편입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리츠 ETF인 뱅가드 리츠 ETF도 이 지수를 벤치마크로 쓰고 있다.
선진 금융시장인 유럽에선 전체 ETF 중 40%가 합성ETF일 정도로 합성ETF가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재 한국투신운용의 합성ETF 2개가 상장돼 있는 가운데 상장 첫날 596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두 달여가 지난 지금 118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활성화되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윤 본부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합성ETF시장은 여전히 시장 방향성에 베팅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하지만 해외투자와 자산관리, 자산배분 수단 측면에서 충분한 매력이 있는 만큼 장기 투자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고려해 “당장 개인투자자들의 자발적 투자를 이끌어내기보단 합성ETF 투자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기 투자에 익숙한 개인들이 장기 투자 개념의 합성ETF시장에 점진적으로 관심을 둘 수 있도록 먼저 합성ETF 투자상품 등의 활성화에 신경 쓰겠다는 것이다.
윤 본부장은 앞으로 리츠나 하이일드, 배당 등과 관련한 장기 투자 관점의 합성ETF와 해외주가지수를 추종하는 단기 투자 관점의 합성ETF 등 투트랙 형태의 합성ETF 전략을 펼쳐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상장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시기상의 문제로 철회했던 ‘TIGER합성-Barclays US 하이일드 ETF’도 조만간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