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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안 총지출은 429조원이다. 올해보다 7.1% 증가한 수준으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라면서 “경제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재정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예산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편성한 것으로 ‘사람중심 경제’를 본격 추진하고 민생과 튼튼한 안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에 걸친 문 대통령의 집권 경험과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일자리 △가계소득 증대 △혁신성장 △국민안전과 안보 등 4대 분야에 무게를 실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예산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정부의 정책방향이며,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라면서 “청년대책, 비정규직 문제, 아동수당 도입, 육아휴직 확대,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지난 선거에서 야당이 함께 제안한 공통 공약사업도 많다”고 대응적 차원에서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고 소득주도 성장 위해 세법 개정 추진
문 대통령은 우선 일자리 예산과 관련, 경찰, 집배원, 근로감독관 등 민생현장 공무원 증원과 보육, 요양 등 사회서비스일자리 확대로 공공부문의 선도적인 고용창출에 방점을 찍었다. 이어 민간의 일자리 창출 지원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시 세제혜택 등 일자리 질 개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성장기반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혁신성장 예산을 중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핵심·융합기술 개발에 1조5000억원 투자를 비롯해 △투융자 복합 금융지원 확대 △재도전 성공패키지 지원대상 확대 △사내창업프로그램 도입 △사회적기업 창업지원 확대 △한국형 창작활동공간 설치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라며 환경, 안전, 안보분야 예산 확대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노후경유차와 화물차 조기폐차 및 전기차에 대한 지원확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피해구제, 농수산물 안전성 조사 확대와 가축질병 조기 대응도 강조했다. 아울러 “국방예산은 자주국방능력을 갖춘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인 6.9%를 증액했다”며 한국형 3축 체계의 조기 구축과 병사봉급 대폭 인상을 통한 사병 복지도 강조했다.
“불공정과 특권구조 바꾸는 게 적폐청산”…여야정 협의체 운영 강조
우선 개헌과 관련,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시기를 놓친다면 국민들이 개헌에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지방분권, 선거제도 개편 등을 주문했다.
이어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 “사회적 신뢰회복을 위한 선결과제”라면서 “국정원이 국내정치와 절연하고 해외와 대북 정보에만 전념하도록 개혁하겠다. 저의 의지는 확고하다. 검찰도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법무부가 마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조속한 논의와 법제화도 당부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반도 평화정착과 비핵화 △남북문제의 주도적 해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의 원칙을 제시하며 “북핵문제 앞에서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따로 일 수 없다.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만큼은 초당적인 협조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한반도의 평화를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올림픽 성공 개최에 대한 국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