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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지난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냉대받았던 대한항공(003490)이 올해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규모 항공기 도입 및 한진해운 지원에 따른 과중한 재무부담과 ‘땅콩회항’ 사태로 부각된 오너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전망은 밝지 않다.
12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500억~2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위해 KDB대우증권과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동부증권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18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공모채 발행으로는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당시 기관들은 저가 항공사 급성장과 여객·화물 수요 감소 등으로 사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뜩이나 넉넉치 못한 형편에 그룹 계열사인 한진해운 지원에 나서면서 재무부담이 더 커졌다는 점도 우려였다. 대한항공은 2013년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한진해운에 2500억원을 대여해준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4000억원을 지원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 사실상 한몸이 됐다.
이번 발행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당장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신용등급 추가 강등 우려가 여전하다. 현재 대한항공의 장기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A-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한국신용평가만 ‘A-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대한항공 회사채 발행을 담당하는 한 주관사 관계자는 “기관들 사이에 등급 강등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행여 미매각 물량이 발생할 경우 리테일(소매) 판매로 소화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