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법정 출석

  • 등록 2013-06-04 오후 7:35:31

    수정 2013-06-04 오후 7:35:31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여자친구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가 4일(현지시간) 법원에 출석했으나 공판 일정이 곧바로 8월로 미뤄졌다.

피스토리우스는 이날 오전 수도 프리토리아법원에 출석했으며 안드레아 존슨 검사가 추가 조사를 위해 공판 일정을 연기하자고 요청해 대니얼 툴라레 판사가 이를 받아들였다.

피스토리우스 측의 배리 루 변호사는 검찰의 공판 연기 요청을 반대하지 않았다고 현지 뉴스통신 사파는 전했다.

툴라레 판사는 다음 공판 일정을 8월19일로 잡았다. 8월19일은 피스토리우스가 쏜 총탄에 맞아 숨진 리바 스틴캄프(29)의 생일이기도 하다.

정장 차림의 피스토리우스가 이날 법정에 출석해 퇴장할 때까지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 2월14일 프리토리아 동부 자택에서 스틴캄프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화장실에 강도가 든 것으로 오인해 총을 쐈다며 스틴캄프에 대한 고의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 2월22일 100만랜드(약 1억2천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뒤 3개월여만에 다시 법정에 출석했다.

이런 가운데 툴라레 판사는 검찰 측에 이번 사건과 관련된 정보가 대중에 공개된 경위에 대해 조사하도록 요구했다.

툴라레 판사는 ‘대중에 공개된 정보’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지난달 31일 영국 스카이TV에서 스틴캄프가 피격된 피스토리우스의 안방 화장실 사진이 보도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카이TV가 보도한 사진은 화장실 변기와 바닥에 피가 낭자한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존슨 검사는 그러나 공개된 사진은 수사 당국이 증거로 확보한 사진이 아니며 경찰의 증거 사진은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고 말하고 문제의 사진 공개가 사건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스카이TV가 보도한 사진이 아마도 현장에 있던 다른 경찰관이 휴대전화기를 이용해 촬영했다가 언론에 흘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툴라레 판사는 범행 현장 사진이 언론에 공개됨에 따라 이번 사건 공판이 ‘언론 재판’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틴캄프의 어머니 준은 과거 그녀의 딸과 피스토리우스가 말다툼을 벌였다고 밝혔다.

준은 3일 밤 영국 TV 채널5가 방영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스틴캄프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전하며 이 같은 사실을 소개했다.

준은 스틴캄프와 대화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피스토리우스와의 관계에 대해 묻자 스틴캄프가 “다퉜어요. 많이 싸웠어요”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준은 (친구사이인) 남자와 여자는 다투기 마련이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두 사람 관계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투기는 너무 이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취지로 채널5에 말했다.

피스토리우스와 스틴캄프는 그동안 서로 열렬히 사랑하는 사이로 알려져왔다.

두 사람은 지난해 친구의 소개로 만나 같은 해 11월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남아공 올해의 스포츠대상 시상식에 앞서 나란히 포즈를 취하며 사진기자들의 취재에 응하기도 했다.

경찰은 피스토리우스의 고의 살해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스틴캄프와의 실제 관계가 어떠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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