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018880) 인수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는 가운데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승인이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양사 합병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승인을 얻긴 했지만, 미국과 중국 등 경쟁 당국의 승인에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여기에 한국타이어 내부에서도 인수 반대 여론이 형성되면서 계약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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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는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합병이 유럽 내부 시장·유럽경제지역(EEA) 협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U 집행위는 “해당 기업이 동일하거나 수직적으로 관련된 시장에서 활동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고시된 신고된 거래가 경쟁 부문에서 우려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라고 밝혔다.
기업 간의 M&A에서는 역외적용조항에 따라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승인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합병 주체가 한국 기업이더라도 특정 국가가 합병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될 경우 그 나라의 국내법을 적용해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한다. 해외 기업의 합병에 대해 한국도 같은 규칙을 적용한다. 합병을 앞둔 기업은 경쟁 당국에 미리 신고해야 하고, 사전심사를 통해 경젱 제한 요소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기업결합이 승인되는 식이다.
문제는 양사 합병을 위한 기업결합심사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해외 공장을 운영 중이고, 한온시스템 역시 유럽과 미국, 한국 등에 권역별 이노베이션 센터와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등에서 50개가 넘는 해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의 기업결합승인을 얻긴 했지만 미국과 중국 등에서 추가 승인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 이사회 내에서도 인수 반대 기류가 생기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 1억 3345만주를 주당 1만 250원에, 유상증자로 발행한 신주는 주당 5605원에 취득하며 총 1조 733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수 발표 이후 한온시스템 주가가 5600원대에서 4000원대까지 떨어지며 이사회 측에서도 인수 가격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한국타이어와 협상을 이어오고 있지만 본계약 체결에 앞서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