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6일 최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먹거리 물가’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꼭짓점을 지났고 (앞으로) 떨어질 거 같다”고 밝혔다.
|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농식품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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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가는 국민이 제일 우려하는 것인데 최근 안정되고 있다”며 “특히 김장물가는 지난해보다 10% 정도 낮은 수준으로 당초 목표보다도 낮다”고 강조했다. 다만 11월 물가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물가가 유독 많이 떨어지고 12월부터 다시 올라갔다. 기저효과 때문에 (11월에는) 수치는 많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체감상으로는 많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올라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이 7.3%로 뛰었다. 채소류(5.3%)를 비롯한 농산물이 13.5% 뛰면서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가공식품(4.9%)과 외식(4.8%)물가도 큰 상승률을 보였다.
농식품부는 최근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7개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담당자를 지정해 전담 관리를 하고 있다. 정 장관은 “기업의 애로 사항을 파악하고 정부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발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재료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할당관세 확대·연장 등을 적극 검토한다. 다만 기업에는 원가 절감분을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정부는 수입 돼지 등 42개 품목에 대해서 올해 연말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정 장관은 “가공식품의 원료 70%가 해외에서 의존하고 있어, 세율을 낮춰주면 생산 단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내년 할당 관세 적용 여부도 12월 초까지는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 방향은 업계에서 원한다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것이지만, 업계가 소비자를 위해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고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에 대해 “꼼수”라면서 소비자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가 (식품을) 사 먹을 때 일일이 깨알같이 확인하진 않는다”면서 “100g 들어가던 것을 90g 들어간다고 충분히 공지하면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않고 슬그머니 (중량) 표기만 바꾸는 것은 꼼수”라고 지적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역시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기관들이 함께 제품 내용물이 바뀌었을 때 소비자들이 알 수 있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비전문취업자(E-9) 비자를 받은 외국인 근로자도 식당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정 장관은 “외식산업협회나 단골 음식점의 얘기를 들어보면 최저임금이 월 200만원인데 300만원을 줘도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고 한다. 인건비보다 사람 확보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용노동부 등과 E-9 비자를 식당보조 쪽으로도 추진하는 방향을 최종 협의하고 있는 상태다.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