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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28일 대우건설에게 매각 진행 상황과 함께 매각 이후 대응을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 관계자는 “구체적인 공문 내용을 확인해줄 순 없으나 매각 관련한 대우건설의 입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가치 하락에 따른 우려를 표명하며 사실상 시공사 계약 취소까지 염두에 두고 공문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행당7구역은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이 붙을 정도로 성동구의 대장주 단지로 꼽힌다. 이곳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가 결정된 왕십리역과 인접하다. 왕십리역은 GTX 뿐만 아니라 2호선·5호선·경의중앙선 등이 지나가는 서울 알짜 지하철역이다. 인근 새아파트가 드문 탓에 7개동 1000가구 규모의 행당7구역 아파트가 들어서면 왕십리의 대장주 아파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도 강남권 아파트에만 붙였던 ‘써밋’ 타이틀을 행당7구역에도 적용, 이르면 올 9월 분양할 계획이었다.
일각에서는 행당7구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시 조합 차원에서 시공사 취소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이 건설사에 공문을 보내는 사례는 흔치 않다”며 “이미 주민들 사이에서 이번 매각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공사 취소 건의 등은 아직 공개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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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대우건설이 앞으로 남은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서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 과천5구역부터가 빨간 불이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실 정비사업 수주는 시공능력보다는 브랜드를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무래도 작은 건설사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대우건설 브랜드에 타격이 갈 수 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한편 이에 대해 중흥건설은 대우건설의 브랜드에 손상이 없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단 입장이다. 중흥그룹은 푸르지오를 국내 1등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최고의 건설사인 만큼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대우건설 또한 수주에 타격이 가지 않도록 품질 개선 등에 더 집중할 유인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