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코로나19가 사회 곳곳에 퍼진 상황에서 나의 감염여부를 확인하려면 의료진이 면봉을 입속에 넣어 검체를 먼저 채취해야 한다. 현재까지 가장 일반화된 방법은 각종 보호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이 선별진료소 등에서 환자의 검체를 직접 채취하고, 이후 유전자증폭검사(PCR)를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작업을 로봇이 하면 어떨까.
15일 한국기계연구원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체채취 로봇을 비롯한 로봇 기술들을 선보였다. 기계연은 작년에 비대면으로 검채 채취를 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 기술을 국내 기업에 이전했고, 시제품을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있는 상태다.
|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진이 원격 검체 채취 로봇 작동을 시연하고 있다.(사진=한국기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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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연 연구진이 만든 로봇은 선별진료소, 공항 등 다양한 곳에서 쓸 수 있다. 의료진의 피로를 줄이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2차 감염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앞으로 전자동 검체 채취가 이뤄지면 사람 없이 로봇으로만 진단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현재 빅데이터, 힘센서 등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람의 얼굴 특징을 인식하는 기술도 접목해 검체 채취를 자동화하고, 면봉을 넣을 때 저항감을 의료진이 직접 느껴서 정교하게 채취를 하도록 할 계획이다.
서준호 책임연구원은 “현재 시제품은 3000만원 수준이며, 앞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선별진료소 등에 보급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검체 채취 과정을 자동화할 계획으로 내후년께 완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계연은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로봇 의족, 의수,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 자율주행 무인 트랙터 등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혁신로봇센터를 만들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국가유공자를 위한 무릎형 로봇을 개발하고, 경사로와 계단까지 자유롭게 오를 수 있는 로봇 휠체어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로봇을 선보일 계획이다.
박상진 원장은 “기계연의 로봇기술 개발 방향은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를 위한 따뜻한 로봇 기술”이라며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사회적 가치 실현과 노령화, 비대면과 같은 미래사회에 필요한 로봇기술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하고 있는 로보틱휠체어. 로봇이 변형돼 경사가 있는 장애물을 오를 수 있다.(사진=한국기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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