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올들어 941조원..역대 최대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기업들의 채권발행액은 8150억달러(약 941조원)로 집계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역대 최대인 지난해 기록(7460억달러)을 이미 갈아치웠다.
회사채 발행은 특히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발행규모가 100억달러를 넘는 ‘점보딜’ 규모만 1320억달러 수준이다.
기업 인수(M&A)나 배당, 자사주매입용으로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채권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美기업, 금리 올리기 전에 앞다퉈 경쟁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리기 전에 채권을 찍어놓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FT는 전했다. 연준은 지난달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12월 금리 인상이 적절한 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밝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특히 지난 6일 발표된 미국 노동부의 10월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면서 12월 금리 인상 관측에 한층 힘을 실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주 동안 한 주 평균 약 300억달러(약 34조6400억원) 가까운 회사채가 발행됐다. 또한 세계 최대 맥주업체 AB인베브의 2위 업체 사브밀러 인수와 컴퓨터 제조업체 델과 데이터 스토리지업체 EMC의 합병 같은 ‘빅딜’이 이어져 채권을 통해 자금조달을 시도하는 기업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다음 달 16일 예정된 연준의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 회의 전까지는 발행 물량이 몰릴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공급물량이 쏟아지면서 채권시장에서는 소화불량 분위기도 감지된다. 신용평가사를 중심으로 과열 우려도 나오고 투자자들도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발행이 몰리자 투자에 나서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가 평가한 Baa 등급의 회사채 평균 수익률은 올해 최고 수준인 5.44%까지 올라갔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채권 값은 하락한다.
한편 글로벌 채권 발행량은 아직 지난해 성적(2조2400억달러)을 넘어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