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3일 여의도 63시티에서 한국 증권업종 전망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증권회사 인수합병 촉진방안과 일부 M&A 움직임이 있지만 여전히 증권산업의 의미 있는 구조조정을 가져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램 노드(Graeme Knowd) 무디스 이사는 “제조업으로 보자면 현재 증권업계는 초과설비된 상태이지만 이를 해소할 만한 의미 있는 변화가 아직까지 없다”며 “초과설비에 해당하는 그 부분 때문에 증권업계의 업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가격 경쟁력이 심화된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에 변화를 일으킬 만한 통폐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폐합 수준 역시 단순히 주인이 바뀌거나 중대형사의 소형사 합병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마찬가지로 “(잠재적인 매물인) 대우증권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주주만 바뀌는 형태의 M&A는 업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증권이 됐든 대우증권이 됐든 의미있는 수준의 통폐합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모든 증권회사는 탄탄한 자본적정성을 보이고 있고, 급박한 위기에 처한 증권사들을 M&A를 통해 흡수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며 “실제 지난해 3월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9개 증권사 중 6개사는 폐업 또는 매각 대신 추가 자본투입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편 금융당국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를 완화할 경우 증권사 재무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무디스는 “증권사의 수익성 제고를 금융당국이 NCR 기준 재검토에 나선 점은 납득하지만 NCR 규제 완화로 레버리지가 높아지면서 자본적정성으로 봤을 때 신용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