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나홀로 질주'… 63% 뛴 곳도 있다

주택시장 침체 5년…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값은 올랐다
평택 '이충부영' 전용 59㎡ 매매가 5년 새 63% '껑충'
한강 조망권 갖춘 아파트도 24% 뛰어
  • 등록 2013-10-16 오후 4:15:41

    수정 2013-10-17 오전 8:13:48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간 계속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서울·수도권 중소형 아파트값은 최고 6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년간 집값 상승률 상위 15위에 오른 아파트는 모두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강남권 등 버블세븐 지역 중대형 아파트값이 최대 50%까지 빠진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5년간 서울·수도권에서 최고 집값 상승률을 기록한 경기도 평택시 이충동 이충부영아파트 일대. 위로 보이는 녹지는 삼성전자가 100조원대 투자를 결정한 고덕산업단지 부지다. (사진 제공:국토정보지리원)
젊은 직장인·신혼부부 수요 증가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8년 10월부터 이달까지 5년간 서울·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인 아파트는 경기도 평택시 이충동 이충부영아파트 1·2·3단지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 전용 59㎡형 매매가격은 2008년 10월 8900만원이었으나 이달 현재 62.9% 올라 1억4500만원 선이다. 인근 이충119부동산 관계자는 “이충동은 삼성전자가 100조원대 투자를 결정한 고덕산업단지와 평택 브레인시티의 가운데 위치해 집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곳”이라며 “중소형으로 이뤄진 이충부영 1·2·3단지의 경우 수요는 많은데 매물이 적다보니 집값 오름 폭도 컸다”고 말했다.

안성 제1산업단지와 인접한 안성시 아양동 아양주공2차 전용 49㎡형(평균 매매가격 9250만원)도 같은 기간 집값이 55.5% 올랐다. 이충부영 아파트에 이어 서울·수도권에서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에서는 도심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이나 한강 조망권이 확보된 중소형 아파트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전셋값 수준으로 살 수 있는 2억~3억원대 역세권 소형 아파트(60㎡ 이하) 매매 거래가 활발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 5년간 집값이 49.6%가 뛰어 서울에서 최고 상승률을 보인 영등포구 당산동2가 대우아파트 전용 45㎡형은 지하철 2호선 문래역과 2·5호선 영등포구청역이 모두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평균 매매가격도 2008년 10월 1억6000만원보다 7500만원이 오른 2억3500만원 선이다. 하지만 여전히 주변 아파트 전셋값 정도로 저렴한 편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당산동 K공인 관계자는 “대우아파트는 가격이 전셋값 수준으로 저렴한데다 여의도나 영등포 등 업무지역이 가깝고 대중교통도 편리해 젊은 직장인과 신혼부부의 매매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과 도보 5분 거리인 서초구 서초동 이오빌 아파트 전용 46㎡형은 매매가격이 2008년 10월 1억7500만원에서 이달 2억5500만원으로 45.7% 올라 서울에서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5호선 강동역과 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 단지인 강동구 성내동 SK허브진 아파트 전용 33㎡형은 같은 기간 1억5500만원에서 2억2500만원으로 45.2% 올라 뒤를 이었다.

한강 조망 단지도 불황 몰라

조망권이 탁월한 한강변 중소형 아파트도 불황을 비켜갔다. 강북 한강변 단지인 광진구 자양동 동아아파트 전용 59㎡형도 2억8500만원에서 3억5500만원으로 24.6% 올랐다. 한강을 볼 수 없는 인근 자양현대2차아파트 전용 59㎡형이 4억1000만원으로 5년 전에 비해 가격 차이가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자양동 세종부동산 관계자는 “동아아파트는 자양동의 다른 단지보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접근성은 나쁘지만, 3억원대에 한강 조망권을 누릴 수 있어 인기가 높다”며 “같은 중소형이라도 한강을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최고 1억원까지 가격 차가 벌어진다”고 말했다.

강남권에서는 한강 조망권이 뛰어난 재건축 단지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한신1차 아파트 전용 73㎡형이 5년 전보다 4억8500만원(42.2%) 오른 16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 폭으로는 서울·수도권 최고치다. 역시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 59㎡형 시세가 같은 기간 13억2000만원에서 10억7000만원으로 2억5000만원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지난 5년간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데다 1~2인 가구 증가 등 가구원 감소세도 두드러지면서 중소형 아파트 인기가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입지가 좋으면서 실수요자들이 구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3억원 안팎 중소형 아파트는 매매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10월 이후 5년간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률 상위 15개 아파트. <자료:부동산114·단위: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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