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감대책 "장관딸 특채, 前정권 탓으로 돌려라"

‘공정’ 외치는 여당, 거꾸로 가는 국감
원내대책회의 ‘국감 전략’ 비공개 문건 입수
  • 등록 2010-10-04 오후 5:23:24

    수정 2010-10-04 오후 5:23:24

[경향닷컴 제공] 한나라당이 △ 재벌과 비리사학 옹호 △ 4대강 사업과 천안함 논쟁 최소화 △ 외교통상부 특혜 특채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부채 문제 과거 정부에 책임 넘기기 등을 4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의 내부 전략으로 마련했다. 여권이 강조하는 ‘공정한 사회’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경향신문이 3일 입수한 한나라당의 원내대책회의 비공개 ‘국감전략’ 문건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국회 정무위에서 “친서민 정책, 공정사회 실현을 위한 효율적 국정감사”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국민의 지탄을 받는 재벌 총수의 증인 채택을 제외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어 “기업 대표이사(CEO) 대신 차하위 실무 책임자를 증인 채택하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 한나라당이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해 이전 정권의 책임으로 떠넘기려는 전략이 담긴 문건. 형광색으로 칠한 부분은 유명환 전 장관의 딸 특채 파문에 대해 “(특채) 제도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행해온 것이고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점 지적으로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응키로 한다”고 적힌 부분이다.

교육과학기술위에선 “상지대 정상화에 대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심의 원칙의 타당성 및 정당성을 강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분위는 ‘사학 비리의 상징’으로 불리는 김문기 전 이사장의 아들 등 상지대 ‘구 재단 세력’ 인사들의 재단 복귀를 결정하고, 관련 회의 기록까지 폐기해 물의를 빚었다. 결과적으로 ‘비리사학’을 옹호·엄호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쟁점 현안들의 대응 방향은 ‘논쟁 회피’로 잡았다.

우선 국방위는 “천안함 관련 국정감사 종합질의시, (야당이 요구한) 증인 채택 무산 혹은 최소화키로” 방침을 정했다. 6·2 지방선거 국면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을 적극 이슈화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천안함 사건 의혹이 갈수록 논쟁으로 번지는 양상에 부담을 느낀 때문으로 풀이된다.

▲ 해당 문건의 확대된 사진

지식경제위는 4대강 사업을 비판한 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전 연구원에 대한 민주당의 증인 채택 요구에 대해 “4대강 사업은 국토해양위 소관임을 내세워 증인 배제, 논란 차단 예정”이라고 문건에 적시했다. 국토해양위도 “국회 내 4대강 검증위원회 설치는 불가하며, 공사 중단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다”고 정리했다.

한나라당은 문건에서 국정 실패 사안을 과거 정부의 책임으로 돌린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외교통상통일위는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의 딸 등 특혜 채용 파문에 대해 “(특채) 제도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행해온 것이고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점 지적으로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응키로” 방향을 정했다. LH의 재정 부실은 “원인이 지난 정권의 과도한 정책사업에 있음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국회는 4일 법사위, 정무위, 기획재정위 등 12개 상임위를 시작으로 23일까지 20일간 정부 부처·산하 516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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