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1민족 2국가론’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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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장관은 24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통일을 지향하되 당장은 통일을 실현하기 어려우니 남북 간에 평화적인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하자는 게 이날 임 전 실장이 밝힌 1민족 2국가론의 핵심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1민족 2국가론이 북한 김정은이 남북 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와 유사하다는 지적에도 선을 그었다. 오히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혔던 대북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에 무력을 쓰지 말라고 했고, 북한을 흡수통일할 생각이 없고, 남북간의 교류협력부터 활성화하자고 했다”며 “임 전 실장이 전대협 의장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이번 발언 일부만 발췌돼서 논란이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임 전 실장도 김정은이 밝힌 적대적 남북관계가 아니라 남북 평화에 초점을 맞추고 통일은 후세대에 맡기자고 하는 것”이라며 “통일을 접자는 얘기가 아니라 남북간 평화를 추구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통일을 30년 후에 열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참에 헌법을 개정하고, 국가보안법과 통일부도 폐지하자는 주장은 국민 정서상 섣불렀다고 조언했다.
정 전 장관은 현실적으로 1민족 2국가론을 지금 얘기하더라도 북한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힘의 열세 상황이기 때문에 통일을 하지 말자고 도망가고 있고, 10월 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헌법도 개정하려고 하기 때문에 한국의 제안을 받을 수 없다”며 “임 전 실장의 발언도 흡수통일 안 하겠다는 이야기를 에둘러서 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사진=임종석 전 실장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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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실장은 지난 19일 9.19 남북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통일하지 말자”며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에 동조한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통일을 얘기해도 좋을 만큼 평화가 정착되고 교류와 협력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후에 그때 미래 세대가 판단하자는 게 이상하냐”며 “지금 윤석열 정부야말로 김정은 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에 정확하게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다시 집권하면 예전처럼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되고 비핵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대단한 오산”이라며 “상대의 변화와 한반도 주변 환경에 대해 깊고 진지한 고민이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