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 길 닦은 우주비행사의 '영원한 비행'

'아폴로 8호' 프랭크 보먼, 향년 95세 별세
달 궤도 최초 진입…'우주경쟁' 이끌어
"NASA가 보유한 최고의 조종사 중 한 명"
  • 등록 2023-11-10 오후 4:31:41

    수정 2023-11-10 오후 4:37:2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55년 전 인류 최초로 우주선에 타고 달 궤도에 진입한 ‘아폴로 8호’의 우주비행사 프랭크 보먼이 9일(현지시간) 95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프랭크 보먼 미국 항공우주국(NASA ) 우주비행사는 아폴로 8호의 사령관으로 인류 최초로 달 궤도에 진입했다.(사진=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먼의 가족 대변인인 짐 매카시는 고인이 지난 7일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의 의료시설에서 뇌졸중으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성명을 통해 “인류 최초로 달 궤도를 돌며 ‘어스라이즈’(지구돋이)로 유명한 사진을 촬영하고 창세기의 한 구절을 낭독해 어려움에 처한 미국에 성탄절의 위로를 전했으며, 1968년 NASA의 아폴로 8호 우주 비행을 지휘했다”며 고인을 기렸다.

1950년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미 공군의 전투기 조종사·교관으로 근무하다 1962년 NASA의 우주비행사 프로젝트에 선발된 보먼은 인류가 달에 착륙하기 1년 전에 달로 가는 길을 닦은 인물로 평가된다.

보먼이 진두지휘한 아폴로 8호는 NASA 최초의 유인 달 탐사 미션이었다. 달에 착륙하지는 않았지만 지구 궤도를 벗어나 지구 밖 천체인 달 궤도에 진입한 것도 처음이었다. 프랭크 보먼은 아폴로 8호의 사령관으로 우주비행사 짐 러벨과 윌리엄 앤더스와 함께 역사상 최초로 지구를 벗어나 달 궤도에 진입한 인류로 기록됐다.

보먼이 이끈 아폴로 8호는 1968년 12월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3일 만인 12월 21일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달 궤도를 20시간 동안 선회하고 12월 27일 지구로 귀환했다. 아폴로 8호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미국은 소련과의 ‘우주 경쟁’에서 크게 앞서나갈 수 있었다.

196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인 아폴로 8호가 달 궤도에 진입하면서 달 위로 떠오른 지구의 모습을 촬영한 ‘어스라이즈’(Earthrise) 사진으로 이날 저녁 프랭크 보먼 사령관 등 우주비행사들은 달 궤도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며 우주선에서 바라본 지구와 달의 모습을 공개했다.(사진=AFP)


인류가 첫 번째로 촬영한 어스라이즈도 아폴로 8호의 작품이다. 지구촌이 크리스마스 이브로 들떠 있을 때 촬영한 사진으로 보먼은 당시 무전으로 보낸 메시지를 통해 “아폴로 8호 승무원 일동은 지구에 있는 여러분 모두에게 신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했다.

보먼은 저서 ‘카운트다운’에서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에 대해 “우리는 지구의 장엄한 모습을 본 최초의 인간이었다”며 “우리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동료들의 기억 속에 그는 훌륭한 우주비행사였다. 아폴로 8호에서 보먼과 함께 비행했던 짐 러벨은 저서 ‘로스트문’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훈련받았고 번개처럼 빠른 반사 신경과 탁월한 의사결정 능력으로 유명한 보먼은 NASA가 보유한 최고의 순수 조종사 중 한 명이었다”고 언급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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