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서울 경찰이 아파트 등에서 일어나는 갑질 신고를 받아 12건에 대해 정식으로 수사에 나섰다.
| 지닌달 14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주민 괴롭힘에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최희석 경비원의 유족들이 노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공동주택 등에서 발생한 갑질행위를 21건 접수했으며 경미하거나 오해한 경우를 제외하고 12건에 대해 정식수사 중”이라며 “피해 신고자들은 경비원 외 입주민, 관리사무소 관계자 등으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수사 중인 12건의 유형은 폭행이 6건, 업무방해가 3건, 강요가 3건”이라며 “12건 대부분 아파트 관련이며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 경찰은 지난달 25일부터 별도 안내 시까지 갑질 행위에 대한 특별 신고기간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 강북구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고(故) 최희석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최씨는 한 아파트 주민 A씨로부터 지속적인 갑질에 시달리다가 지난달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 주차된 차량을 옮기려고 했다가 A씨와 실랑이가 붙었고 폭행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생전 A씨를 경찰에 상해 등 혐의로 고소한 후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최씨가 사망한 이후 A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 등을 한 후 경찰에 불러 조사했다. A씨는 구속됐고 지난달 27일 검찰에 송치됐다.
이 사건은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시민사회단체는 故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을 만들어 해당 주민에게 엄중한 처벌을 하라고 촉구했으며 최씨의 죽음이 업무상 재해라며 산재 신청을 하기도 했다.
이 청장은 “(갑질) 신고기간을 운영하는 것은 처벌이 목적이 아니고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갖고 갑질이 근절되고 미흡한 제도를 보강하는 계기가 생기길 바라는 차원”이라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홍보하고 신고자의 익명성을 보장해 앞으로 신고가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