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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5주 만에 문을 연 그리스 증시가 은행주를 필두로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가가 지나치게 싸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할 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그리스종합지수는 전일대비 2.53% 하락한 643.22로 거래를 마쳤다. 재개장 첫 날인 지난 3일 16.23% 급락한 이후 이틀 연속 한자리수 하락률에 머물긴 했지만, 사흘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휴장 직전에 비해 19.3% 빠졌다. 지난 2007년 10월 기록한 5334.5에 비하면 88% 뚝 떨어진 것이다.
다우존스 그리스 종합주가지수 역시 238.78로 지난 2009년 10월 2200선에 근접했던 것과 비교하면 90% 가량 하락했다. 이는 미국 대공황 시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1929년 380선이었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932년 40선대로 89% 미끄러졌다.
그리스 증시가 이처럼 떨어지자 저가 매수에 나설 시기라는 조언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브렛 아렌즈 마켓워치 컬럼니스트는 “그리스 위기는 장기 투자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기회”라고 말했다.
웰러쇼프 앤 파트너스에 따르면 현재 다우존스 그리스 종합주가지수의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PER)은 과거 10년 평균 주당순이익(EPS)를 기준으로 3배를 밑돌고 있다.
마켓워치는 그리스 주식 중에서 세 종목에 주목했다. 우선 그리스 국영 복권업체인 오팝(OPAP)은 배당수익률이 12%에 달해 배당만 보고 매수해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테네증시를 운영하고 있는 헬레닉거래소 역시 배당수익률이 7% 수준인데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도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에 달한다. 그리스 액세서리 브랜드인 폴리폴리는 예상 PER 8배에 거래되고 있다.
3차 구제금융 논의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수익성과 배당, 순자산을 감안해 비싸지 않으면서 유행을 타지 않는 주식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라도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는 조언이다. 알렉산더 모라이타키스 눈티우스증권 헤드는 “그리스 증시가 바닥을 치기까지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