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전기·가스요금이 내일부터 5% 추가 인상됨에도 불구하고 5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3.5%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물가상승률을 0.14%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씨티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정부는 2분기 전기·가스요금을 각각 전월비 약 5% 인상키로 최종 결정했다”며 “이는 5월부터 전월비 물가상승률을 약 0.14%포인트 인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박대출(가운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 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
전기요금은 1킬로와트시(kwh)당 8원 인상돼 월 평균 가구당 전기요금이 5만7300원에서 2790원 상승할 전망이다. 이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0.075%포인트 끌어올린다. 가스요금은 메가줄(MJ)당 1.04원 올라 MJ당 가격이 19.691원에서 20.731원으로 상승, 물가상승률에 0.064%포인트 기여하게 된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5월 16일부터 시행되고 통계청은 5월 유틸리티 가격 조사를 23일 시행하기 때문에 이러한 전기·가스요금 인상분은 5월 물가지표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씨티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에도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3.3%가 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23~2024년 전기·가스요금 인상의 물가상승률 누적 기여도는 0.64~1.2%포인트로 추정된다”면서도 “최근 국내 연료 가격 하락이 5월 물가상승률을 어느 정도 안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5월 전년동월비 물가상승률은 3.0~3.5%로 둔화되고 6월엔 2% 중반 수준으로 계속 하락할 것”이라며 “올 3분기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반기 한국전력 채권,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 등으로 채권시장에 공급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전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려면 전기요금을 33.8%나 인상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적자를 낼 수밖에 없고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 등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미 한전은 올 들어 10조원의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또 씨티는 하반기 20조원의 대규모 추경 예산 편성을 예상했다. 세수 부족 상황을 세입 경정 예산을 통해 보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금자리론 특별 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정 면제로 누적 대출 신청액이 무려 30조9000억원으로 전체 프로그램의 약 78%에 달하고 있는 상황도 MBS 발행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 특례를 기반으로 MBS 발행이 23일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