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입 규탄" vs "설문의뢰자 고발"…진실게임 된 변협회장 선거(종합)

선거 임박해 진행된 리멤버·로이어스 설문
김영훈 "설문 내용 편향…불법 여론조작 시도"
안병희 "의뢰자 확인차 고발…흑색선전 멈춰야"
  • 등록 2023-01-09 오후 3:09:39

    수정 2023-01-09 오후 3:09:39

[이데일리 김윤정 성주원 기자]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사설 플랫폼 여론조사를 두고 김영훈 후보 측이 “설문조사를 빌미로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며 “개입 중인 외부 세력을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안병희 후보 측은 해당 설문조사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겠다며 설문조사를 의뢰한 성명불상자를 고발했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리멤버 본사 앞에서 열린 리멤버 선거개입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영훈 제52대 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 후보자가 발언 중인 모습. (사진= 김윤정 기자)
김영훈 “불법 여론조작 및 선거개입 규탄”…변협, 법적대응 검토

변협회장 후보 기호 1번 김영훈 변호사 캠프 측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리멤버 본사 앞에서 선거개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변호사 직군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 설문 조사를 빌미로 불법 여론 조작 및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며 “변호사 선거에 개입 중인 외부 세력을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스마트폰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는 조사 업체 의뢰를 받아 변협회장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협 선관위가 아닌 사설 플랫폼상으로 설문조사가 진행돼 외부 개입 우려가 커졌고, 설문 내용에 현 변협 집행부 출신 후보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설문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었다. 변협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는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및 대의원 선거규칙에 따라 변협 선관위에 의해서만 진행할 수 있다.

김후보 캠프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조사에는 △“귀하는 제51대 변협이 법률플랫폼을 가입, 이용 중인 변호사들을 상대로 탈퇴를 종용한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취지의 심사보고서를 대한변협에 발송한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귀하는 지난 제51대 변협이 법률플랫폼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변호사 회원들 천 수백 명을 상대로 소명요청서를 보내고 최근에는 최대 3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징계결정을 한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귀하는 이번 제52대 대한변협 협회장 선거에서 김영훈 후보와 박종흔 후보는 지난 제51대 변협 집행부의 입장을 계승한 후보들이고, 안병희 후보는 제51대 변협 집행부에 반대하는 입장의 후보라는 점을 알고 계십니까?” 등의 문항이 포함됐다.

이에 김 후보는 “근거 없이 대한변협을 비방하고 헐뜯으면서 응답자로 하여금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설문에 응하면 5000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까지 준다고 해 금품을 살포하면서 유인한 뒤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변협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민간 플랫폼 기업인 ‘리멤버’, 실체조차 확인되지 않는 유령업체 ‘로이어스 시사갤럽’의 부정한 대한변협 선거 개입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누가 이와 같은 설문조사를 의뢰했는지 그 내역과 경위, 로이어스 시사갤럽이라는 업체의 배후가 누구인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을 해당 기업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이같은 외부 개입이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안병희 “설문 의뢰 성명불상자 고발…흑색선전 멈춰라”

설문조사를 의뢰했다는 의심을 받은 기호 2번 안병희 후보 측은 진실을 밝히겠다며 리멤버에 설문조사를 의뢰한 성명불상자에 대한 고발장을 이날 오전 서울서초경찰서에 접수했다.

안 후보 캠프 소속 변호사는 “현 집행부 부협회장 출신 후보는 사실확인 없이 마치 이러한 행위들을 안 후보가 하고 있는 것처럼 몰아가면서 끊임없는 의혹 제기로 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를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안 후보 측은 리멤버 측으로부터 ‘안 후보나 안 후보 측이 해당 설문조사를 의뢰하지 않았다’는 사실확인서를 받아 공개한 바 있다. 리멤버 측은 “설문 의뢰 받아서 진행한 것이고 안 후보나 안 후보 측으로부터 의뢰받은 것은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상대 후보 측이 이에 대한 흑색선전을 멈추지 않는다고 판단한 안 후보 캠프는 설문조사 의뢰자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판단 하에 성명불상자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병희 후보는 “인권과 정의를 옹호하는 변호사단체 선거에서 두 번 다시는 정치판에서나 쓰는 위법한 술수들이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 지금이라도 정정당당하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드라마앤컴퍼니 측은 이번 논란이 불거지고 하루 만에 설문을 중지했지만 ‘로이어스 시사갤럽’이라는 업체에서 동일 내용의 유선 여론조사를 실시해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제52대 변협회장 선거는 김영훈(기호 1번)·안병희(2번)·박종흔(3번) 변호사가 후보로 등록해 3파전으로 치러진다. 오는 13일 조기투표, 1월16일 본투표가 진행된다. 선거 운동 기한은 본투표 하루 전인 15일까지다.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안병희(가운데) 변호사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변협 회장 선거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 표정부자 다승왕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