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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회장 후보 기호 1번 김영훈 변호사 캠프 측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리멤버 본사 앞에서 선거개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변호사 직군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 설문 조사를 빌미로 불법 여론 조작 및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며 “변호사 선거에 개입 중인 외부 세력을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스마트폰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는 조사 업체 의뢰를 받아 변협회장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협 선관위가 아닌 사설 플랫폼상으로 설문조사가 진행돼 외부 개입 우려가 커졌고, 설문 내용에 현 변협 집행부 출신 후보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설문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었다. 변협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는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및 대의원 선거규칙에 따라 변협 선관위에 의해서만 진행할 수 있다.
김후보 캠프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조사에는 △“귀하는 제51대 변협이 법률플랫폼을 가입, 이용 중인 변호사들을 상대로 탈퇴를 종용한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취지의 심사보고서를 대한변협에 발송한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귀하는 지난 제51대 변협이 법률플랫폼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변호사 회원들 천 수백 명을 상대로 소명요청서를 보내고 최근에는 최대 3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징계결정을 한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귀하는 이번 제52대 대한변협 협회장 선거에서 김영훈 후보와 박종흔 후보는 지난 제51대 변협 집행부의 입장을 계승한 후보들이고, 안병희 후보는 제51대 변협 집행부에 반대하는 입장의 후보라는 점을 알고 계십니까?” 등의 문항이 포함됐다.
변협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민간 플랫폼 기업인 ‘리멤버’, 실체조차 확인되지 않는 유령업체 ‘로이어스 시사갤럽’의 부정한 대한변협 선거 개입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누가 이와 같은 설문조사를 의뢰했는지 그 내역과 경위, 로이어스 시사갤럽이라는 업체의 배후가 누구인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을 해당 기업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이같은 외부 개입이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안병희 “설문 의뢰 성명불상자 고발…흑색선전 멈춰라”
설문조사를 의뢰했다는 의심을 받은 기호 2번 안병희 후보 측은 진실을 밝히겠다며 리멤버에 설문조사를 의뢰한 성명불상자에 대한 고발장을 이날 오전 서울서초경찰서에 접수했다.
안 후보 캠프 소속 변호사는 “현 집행부 부협회장 출신 후보는 사실확인 없이 마치 이러한 행위들을 안 후보가 하고 있는 것처럼 몰아가면서 끊임없는 의혹 제기로 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를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안병희 후보는 “인권과 정의를 옹호하는 변호사단체 선거에서 두 번 다시는 정치판에서나 쓰는 위법한 술수들이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 지금이라도 정정당당하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드라마앤컴퍼니 측은 이번 논란이 불거지고 하루 만에 설문을 중지했지만 ‘로이어스 시사갤럽’이라는 업체에서 동일 내용의 유선 여론조사를 실시해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제52대 변협회장 선거는 김영훈(기호 1번)·안병희(2번)·박종흔(3번) 변호사가 후보로 등록해 3파전으로 치러진다. 오는 13일 조기투표, 1월16일 본투표가 진행된다. 선거 운동 기한은 본투표 하루 전인 1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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