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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한달 전 3.9%에서 3.5%로 0.4%포인트(p)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매달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중국담당 이코노미스트 20여명을 대상으로 주요 경제지표 설문을 진행한다.
중국 국무원이 최근 인프라 투자에 1조위안(약 195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하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경기 하락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브렌던 멕타나 웰스파고앤코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부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코로나19 관련 통제가 다시 시작된 것이 경기 하방 리스크가 되고 있다”며 “경제활동이 계속 둔화할 경우 성장이 더 느려질 위험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하이가 봉쇄된 후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 기업들도 거듭되는 불확실성에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주택 구입자들이 주택담보대출 거부운동을 시작하면서 부동산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최근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전력난까지 겹쳤다.
경제학자들은 내년에도 이같은 악재가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는 조사결과 중국의 내년 1~3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0.1%포인트~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내년 전체 성장률 전망치는 5.2%로 유지했다.
레이먼드 융 호주뉴질랜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직면한 많은 도전 외에도 인구 감소 등 리스크가 커지면서 향후 몇년 간 성장률은 5% 미만에 머물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는 2023년 4.2%, 2024년 4.0%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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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는 지난 24일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에서 3.6%로 0.4%포인트 내렸다. 쓰촨성과 충칭 등 중국 서부지역에서 이어지는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방 정부에 장관급 태스크포스(TF)를 잇달아 파견해 경기 부양책의 집행을 독려하고 나섰다. 중국의 내각인 국무원은 경기 회복 촉진을 위해 지난 5월 33개의 경제회복 패키지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 24일 19개 조치를 추가 발표한 바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국무원이 경기부양 조치를 감독하고 독려하기 위해 최근 주요 성장 견인 지역들에 TF를 파견했다고 전했다. 니홍 주택·도시농촌개발부 부장이 이끄는 TF팀은 지난 25일 푸젠성, 리샤오펑 교통부 부장은 26일 후베이성, 리궈잉 수자원부 부장은 25∼27일 후난성을 다녀왔다. 이강 중국인민은행장은 27일 정저우에서 열린 견제 안정화 감독 및 조정 회의에 참석했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꺼낼 수 있는 경기부양 카드가 제한적이란 것이다. 특히 미국이 거듭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의 공간이 더 줄어들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자본 유출이 우려되더라도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장지웨이 핀포인트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하반기 중국의 자본유출은 늘어나겠지만 이는 중국 경제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다”며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국내 문제와 부동산 침체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