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고 미분양 쌓이는데 여전히 규제..대구 '뿔났다'

대구시, 3개월 연속 집값↓ 미분양 물량↑
“전지역 규제 풀어야…국토부 방문할 것”
국토부, 필요시 주정심 열어 해제 논의
“유동성 높아 규제해제 시기상조” 분석도
  • 등록 2022-02-21 오후 3:13:15

    수정 2022-02-21 오후 8:51:18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 지역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방에서는 주택청약 시장마저 주춤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쌓이기 시작하자 규제지역 해제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구, 세종이어 2번째로 집값 하락폭 커

21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구시를 비롯해 울산·광주·전남 순천·경북 포항·경기 동두천시 등 곳곳에서 규제를 풀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나섰다. 특히 대구시는 집값 하락세가 3개월 가까이 이어진데다 미분양 물량이 쏟아지자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달 13일 청와대를 찾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15일 시에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주택정책 자문회의를 진행했는데 이구동성으로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이나 전 지역을 해제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며 “추후 미분양 물량이 계속 쌓일 것으로 보여 조만간 국토부를 직접 방문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2021년11월8일~2022년2월14일)새 집값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세종시로 3.98% 떨어졌다. 이어 대구 달서구가 마이너스(-)1.15%, 동구(-1.0%), 중구(-0.79%), 서구(-0.55%), 수성(-0.48%), 달성(-0.41%), 남구(-0.37%), 북구(-0.36%)로 대구 지역 대부분에서 집값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법상 조정대상지역은 공통요건으로 직전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해야 한다. 또 선택요건으로 △직전 2개월간 월평균 청약경쟁률 5대 1 초과 △주택보급률 또는 자가주택비율 전국 평균 이하 △직전 3개월간 분양권 전매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이상 증가한 지역이다.

이에 비춰보면 대구는 정량적 요건을 모두 미달해 더 이상 규제대상 지역이 아니다. 다만 세종시는 전국에서 집값 낙폭이 가장 크지만 청약경쟁률이 여전히 5대1을 웃돌아(1월 기준 17.03대1) 해제 건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구시 미분양 증감 현황.(자료=국토교통부, 대구시)
국토부 “필요시 규제지역 해제 논의할 수 있어”

대구는 월평균 청약경쟁률 크게 저조한데다 미분양 물량이 폭증했다. 청약경쟁률은 지난 1월 0.2대 1, 2월 0.13대1로 나타났고 미분양 물량은 작년 8월 2365가구로 직전 달(1148건) 대비 크게 늘었고 이후 하반기 내내 매월 2000가구를 웃도는 물량이 쌓였다.

국토교통부는 빗발치는 지자체 요구에 필요시 규제지역 해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연말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열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개최 계획이 없다”면서도 “원칙적으로는 6월과 12월, 6개월마다 리뷰를 하지만 시장을 모니터링해 필요하면 수시로 열어 규제지역 지정이나 해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2월30일 주정심을 열고 현행 부동산 규제 지역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주정심 위원들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규제차익을 활용하는 투기수요 잔존 등을 감안해 규제지역 해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현재 전국 부동산 규제 지역은 투기과열지구 49곳과 조정대상지역 112곳이다.

한 주정심 위원은 “규제지역 해제는 정량, 정성적인 법적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정성적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도 규제지역 해제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방은 양극화가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그러면 지방 내에서도 인기 지역에 투자수요가 유입될 여지가 있고 토지보상금도 풀리면서 시중에 유동자금이 주택시장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 규제지역을 완화한다는 신호를 주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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