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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투자의 신’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도미니언 에너지의 천연가스 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비용은 97억달러(약 11조60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주와 금융주를 대거 처분했던 버핏 회장의 첫 대형 투자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5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버크셔는 도미니언 에너지의 천연가스 운송·저장 부문 자산을 4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버크셔가 이 회사의 부채 57억달러까지 떠안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인수 비용은 거의 100억달러다. 한화로 12조원에 육박하는 거액이다. 인수 주체는 지주사인 버크셔 아래에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다. 도미니언 에너지는 천연가스 외에 풍력, 태양광 등 에너지를 생산하는 회사다.
이번 투자가 주목 받는 건 버핏 회장의 대규모 투자가 코로나19 직격탄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버핏 회장은 팬데믹이 본격화한 3월 이후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항공주와 금융주를 대거 처분했다. 이 때문에 버크셔는 연례 주주총회(올해 5월)를 통해 1분기 역대 최대 수준인 137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버핏 회장은 “투자할 만한 이렇다 할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다만 “매력적인 건이 나오면 언젠가는 투자할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천연가스 부문을 매각한 도미니언 에너지 입장에서는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고 있는 게 그 기저에 있다. 도미니언 에너지는 전력·에너지 분야에서 미국 내 2위 시가총액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