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도 입주 단지 집값 하락 여파 있을듯
전세의 매매 전환 흐름 멈추긴 어렵단 시각도
|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주택담보대출의 거치기간(이자만 갚는 기간)을 대폭 줄이고 채무상환능력 심사도 강화하는 방안을 서울·수도권은 내년 2월, 지방은 5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3~5년인 거치기간은 1년 이내로 단축되고 주택담보대출 심사 시 원천징수영수증 등 소득 증빙자료까지 제출해야 한다.
매매 급감·전셋값 상승·입주 단지 집값 하락…‘3중고’ 우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대책 시행이 미국발 금리 인상과 거의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커 내년 초에는 주택 거래가 멈추는 ‘거래 절벽’ 수준까지 갈 수도 있다”며 “전세시장은 서울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 등으로 가뜩이나 물량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매매 전환마저 둔화되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도 순수 자기 자본으로 집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시장 상황 악화는 예견된 수순”이라며 “과거 부동산 경기 흐름을 보더라도 주택시장은 정책 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거래량이 절반 이하로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분양 계약자에게 적용되는 집단대출(중도금·이주비·잔금대출)은 제외됐지만 분양시장도 침체 국면을 비껴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해 들어 분양 물량이 몰리며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수도권 신도시 등은 내년 하반기 이후 입주 물량에 대한 대출 규제로 집값 하락 위험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단기적 악재 불과..장기적으론 영향 미미할 수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단기적으론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전세난 해소를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매매 전환이란 대세적 흐름을 꺾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전문위원은 “신규 대출 부담 증가로 일시적으로는 주택 거래가 감소할 수 있지만 전세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흐름은 전세난에 더는 견딜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측면이 커 장기적으로는 다시 매매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주택시장 침체를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거래량은 1분기 감소 추세를 보이며 전반적으로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급감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경기 침체는 정부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주택시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 시행을 미뤘던 초저리 공유형 모기지 상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의 숨통을 터 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