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매력 부각…동양시멘트 인수전 '활활'

22일 본입찰…시멘트·레미콘 등 7개사 경쟁
대체재 거의 없어…가격결정권 보유 등 매력
  • 등록 2015-07-20 오후 5:05:10

    수정 2015-07-20 오후 6:34:58

[이데일리 신상건 조진영 기자] 동양시멘트(038500) 본입찰이 오는 22일로 예정된 가운데 인수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가격 결정권을 지키기 위한 시멘트업계와 이를 쟁탈하기 위한 레미콘업계간 인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역별 독점시장…“가격 결정권 쥐고 있어”

시멘트업계가 가격 결정권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이유는 고정비를 제외한 운송비 등 변동비 부담을 줄여 스스로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원가를 들여다보면 더 명확하게 이유를 알 수 있다. 보통 시멘트 제조 원가는 운송비(20%), 유연탄(20%), 전기요금(17%)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고정비인 유연탄은 국제 시세를, 전기요금은 한국전력의 산업용 전기 공급가격을 따른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항구가 없는 내륙사들이 연안에 있는 해안사에게 수출물량을 배에 실어달라고 요청한다”며 “나중에 같은 양을 내륙에 있는 해당 회사 창고에 채워주거나 결제를 통해 해상 운송비를 맞춰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해안까지 운송비가 많이 드는 내륙사 입장에선 약간의 수수료 만으로도 수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해안사 입장에서는 공장 가동률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수수료까지 챙길 수 있어 서로 간 공급량 조절뿐만 아니라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음식점에서 영업 중 맥주가 떨어지면 옆 가게에서 빌려 오고 나중에 채워주는 것과 비슷하다. 실제 시멘트업체들의 공급량은 2007년 5080만톤을 기록한 이후 2009년 4847만톤, 2011년 4460만톤, 2013년 4517만톤, 지난해 4370만톤으로 감소세다. 한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공급량이 꾸준히 감소한 것은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측면도 있겠지만 시멘트사들이 가격 결정권을 높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공급량을 조절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체재 마땅히 없고 수입산도 대체 불가능

시멘트를 대신할 대체재가 마땅히 없다는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플라이애쉬와 슬래그파우더가 시멘트의 대체재로 꼽히지만 적게는 10~15%, 많게는 50% 수준 밖에 시멘트를 대체할 수 없다. 특히 최근 들어 플라이애쉬와 슬래그파우더의 원가가 상승해 구매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시멘트 출하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외국과 비교해 시멘트 가격이 20~25% 수준인 점은 우리나라 생산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 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 평균인 톤당 약 10만500원보다 낮으며 세계 최저 수준이다. 산업 성숙기를 지난 일본 시멘트 가격도 지난해 기준 톤당 11만원에 그치고 있다. 국내산의 가격 경쟁력으로 국내 시멘트 산업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하다. 바꿔말하면 앞으로 우리나라 시멘트 가격이 오르더라도 수입산 시멘트의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기 때문에 대체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얘기다.

1961년 동양과 대한(현 쌍용양회)시멘트로 시멘트 산업이 시작된 이후 굳어진 소수 과점 체제로 인해 시멘트-레미콘-건설산업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에서 우위에 서 있다는 점도 한 매력적인 이유로 꼽힌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위 7개 시멘트 업체가 고른 출하량을 보이며 90%내외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시멘트업체별 국내 출하량은 쌍용양회 19.8%, 한일시멘트 13.6%, 성신양회 12.9%, 동양시멘트 12.8%, 라파즈한라 12.1%, 현대시멘트 10.0%, 아세아시멘트 7.3%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시멘트산업은 좀처럼 구조조정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 채 상위 7대업체 중심의 구도가 고착화됐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시멘트 내수판매마저 3.2% 줄어들면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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