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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4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 덮친 수출 한파, 산업별 전망은?’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23년 하반기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전망이 제시됐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탓에 올해 수출·수입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여 경제성장률도 1.4%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이후 코로나19 위기를 겪은 2020년(-0.7%)의 역성장에 이어 세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하반기 대내외 거시 및 수출 여건’에 대한 주제발표를 맡은 홍성욱 산업연구원 실장은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에 비해 감소율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비교적 견조한 민간소비(연간 전망치 2.7%)를 고려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은 1.4%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 여건과 관련해선 “선진국들의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부문 불확실성 확대, 우크라이나 전쟁 및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으로 글로벌 경기가 제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한해 유가는 연평균 배럴당 70달러 후반, 환율은 연평균 1280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하반기에도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철강 및 석유화학 업종은 본격적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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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은 올해 상반기에 이어 여전히 부진한 성적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반도체 산업 전망 발표를 맡은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상반기가 최악이었다면 하반기에는 회복세라고 보기보다 실적 부진을 유지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엔) 중국 리오프닝 효과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올해 업황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최근 수출액도 매달 감소세를 보이는 데다 메모리반도체 단가는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4월 D램 단가는 전년 동기대비 57.5% 줄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상반기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넘게 감소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이와 관련 김 연구원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 가운데 20%를 차지하는 만큼 업황 부진이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도 “반도체 단가가 하락한 상태에서도 수출 감소폭에 큰 변화가 없다는 건 역시나 반도체 사용량이 견조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부터 AI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일부 전망에 대해선 “기업들이 당장 AI 시스템을 구축하진 않는 것으로 보이며 개인 수요도 많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AI가 반도체 산업 전반 흐름을 바꿀 것은 맞지만 단기전망에선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차전지와 자동차, 조선·방산은 높은 시장 점유율과 글로벌 수요를 바탕으로 호조세가 전망된다. 이차전지의 경우 현재 한국은 자국기업 제품으로 대부분의 수요를 충당하는 중국을 제외할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이 53.4%에 이를 정도로 선방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도 글로벌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