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사상 초유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이번 빅스텝에 다른 앞으로의 주택시장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하고 있다. 집값 고점 인식과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에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집값 하락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택임대차시장 임차인도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를 선택하는 수요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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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조만간 대출금리 ‘7% 시대’가 열리겠다고 내다봤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3~4% 미만 대출자는 55.7%, 4~5% 미만 23.7%, 5~8% 미만 6.9% 수준이다. 올해 추가 기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5~8% 미만의 대출 금리를 부담하는 차주 비중이 더 늘면 부동산 시장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앞으로 5~8% 미만의 가계대출 금리를 부담하는 차주 비중이 전체 50%를 넘는다면 가계 경제나 부동산 시장도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7% 대출금리시대’로 진입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만큼 임대차 시장의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 만큼 거래절벽과 가격 약세장도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으리란 분석이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며 “높은 이자 부담으로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약세장도 한동안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2% 돌파는 금리부담의 임계점을 지나는 것”이라며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집값 하락은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모험적 매수에 나서는 사람이 없어 거래절벽이 예상되고 가을 이사철 특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1년간 주택시장은 금리가 최대변수로 금리인상 랠리가 마무리돼야 주택가격 하락도 진정될 것”이라며 “대출금리가 급등하면 세입자는 전세대출을 받아 은행에 이자를 내기보다 집주인에게 월세로 내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급여의 소득세율이 낮을수록 전세대출 이자 납입에 대한 연말 소득공제를 받는 것보다 월세 세액공제가 유리하고 집주인으로서도 보유세 부담에 전세를 월세를 돌리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매위축 더 커져…전체적 부동산 하락 제한적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면 부동산시장에는 매매위축 영향을 주고 민간건설투자도 위축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면 지역별 수요 등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가시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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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경제 불안과 금리인상 등으로 매수자의 심리적 부담이 선 반영된 부분이 있지만 이번 빅스텝 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세 위축은 더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의 거래량 감소와 전국적으로 약보합인 주택시장 분위기는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차주별 대출이 워낙 강화돼 있는데다 내달 재정비사업 로드맵이나 추가적인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