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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정부가 화학물질 가운데 불산·황산·질산·톨루엔·메탄올 등 급성독성·폭발성 등이 강해 화학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화학사고 발생 시 피해 규모가 큰 물질을 취급하는 화학시설에 대한 비상대응계획을 지역별로 현장에서 직접 심사하고 같은 업종을 묶어 실시하는 공동 심사를 늘린다.
환경부 소속 화학물질안전원은 29일 “현장심사는 이달부터 포항 철강업체를 대상으로 시작했으며 다음 달에는 여수·울산 석유화학업체 등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으로 확대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조사는 지난해 11월말부터 의무화된 제도로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비상대응계획을 담은 위해관리계획서가 허술하게 제출되는 것을 막아 화학사고를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서는 지난 2012년 구미 불화수소 누출사고 이후 도입돼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사업장이 시설·설비의 위험성을 사전에 파악해 화학사고 발생 시 피해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달엔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 △한국중부발전 제주화력본부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 제1발전처 및 제2발전처 △한국남동발전 여수화력발전본부 △한국남동발전 삼천포화력본부 등 화력발전본부 6개 사업장이 우선 선정됐다. 하반기부터는 도금, 산성물질을 이용한 세척(산세조) 등의 업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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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 등 사고대비물질을 일정수량 이상 취급하는 사업장은 화학사고가 발생할 경우 응급조치를 비롯해 근로자, 주민 등을 대피하기 위한 위해관리계획서를 화학물질안전원에 제출해야 한다.
윤준헌 화학물질안전원 사고예방심사2과장은 “사업장의 비상대응 역량을 높이고 사업장에 현장 기술지원을 제공해 화학사고를 효율적으로 예방·관리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현장심사는 사업장이 기술협의·자료보완 등을 위해 화학물질안전원에 여러 번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고 지역별로 통합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데 산업계에 도움을 주고자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화학물질안전원은 산업계의 현장 상담을 지원해 사업장의 기술력을 높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계획서 심사 제도에 반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동일 업종을 대상으로 하는 공동심사 방식도 최근 도입됐다. 공동심사 방식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환경안전 담당자가 한 자리에 모여 비상체계를 점검한다. 다수의 계획서를 공동으로 심사하기 때문에 개별 심사에 쓰이는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화학물질안전원은 화학사고 관리를 위해 도입된 계획서 심사 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응급상황에서 계획서가 효율적으로 가동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심사체계를 개선할 방침이다. 앞서 화학물질안전원은 지난해 화학사고를 전문으로 관리하는 책임운영기관으로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