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만증, 압박골절, 협착증은 노인 허리를 굽게 만드는 '척추질환'

  • 등록 2016-08-25 오후 1:20:03

    수정 2016-08-25 오후 1:20:0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수원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 씨는 여름휴가나 주말을 이용해 고향에서 홀로 농사짓고 계신 어머니를 찾아가 일손을 돕고 있다. 김 씨는 몇 년 전부터 어머니의 체구가 왜소해졌다고 느꼈지만 나이가 들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겼다. 그런데 올해는 어머니의 허리가 눈에 띄게 굽어져 있어 수원의 한 척추전문병원에 모셔와 진료를 받았더니 요추후만증이었다.

노인에게서 허리가 굽는 현상은 ‘나이 탓’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허리가 굽으면서 폐나 심장, 소화기 등 내부 장기를 압박해 2차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쪼그리고 앉는 습관이 ‘척추변형’ 불러올 수도

요추후만증은 정상적인 척추 곡선에 변형이 생겨 허리가 앞으로 굽는 것으로 이런 경우 만성 요통을 호소하고 오래 걸을수록 더 굽게 된다. 가장 큰 원인은 수십 년 간 쪼그려 앉아서 생활한 습관 때문으로 한국과 일본에 많이 발생한다. 후만증 환자는 디스크 높이가 낮고 완충기능이 떨어져 있어 작은 충격에도 증상이 빠르게 진행된다.

진단은 엑스레이 검사로 간단하게 확인되지만 마비 증상이 있는 경우는 MRI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변형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약물복용이나 보조기를 착용해 치료한다. 신경증상이 있고 약물에 효과가 없으면서 통증과 변형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에만 수술을 고려한다.

◇ 약해진 뼈가 골절돼 주저앉으면서 굽는 경우

중장년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골다공증 위험이 높다.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기침을 하거나 엉덩방아를 찧어도 척추 뼈가 쉽게 골절되며 주로 흉추에서 발생해 옆구리, 허리, 엉덩이에 통증이 생긴다.

골 치유력이 크게 떨어지는 60대 이후에는 골절을 방치하면 뼈가 점점 주저앉아 허리가 더 굽고 통증으로 걷기 힘들어진다. 주변 뼈도 쉽게 골절이 되므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치료는 척추제 성형술이 대표적인데, 골시멘트를 주입해 골절이 더 진행되지 않게 하고 주저앉은 척추 뼈의 높이를 일부 복원해 준다.

◇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감소돼 굽히고 걷는 습관

노화가 일어나면 디스크의 탄력이 떨어지고 위아래 척추 뼈 간격이 좁아지면서 그 사이를 지나가는 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척추 뼈가 비정상적으로 자라거나 인대가 두꺼워져도 주변 신경을 압박할 수 있다.

이를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하는 데 주로 엉치 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을 호소한다. 특징적인 것은 허리를 편 채로 오래 걸었을 때 증상이 심해지고 허리를 숙이면 증상이 나아지기 때문에 허리를 굽히고 걷는 습관이 생긴다. 치료는 신경압박으로 인한 염증을 완화시키거나 유착을 방지하는 약물을 주입하는 신경성형술 등이 있다.

수원다인병원 신경외과 김동현 원장은 “척추질환은 생활습관에 의한 병으로 특히 바닥에 앉는 것을 피하고 의자에 바르게 앉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엔 어두운 곳이나 물기가 있어 미끄러운 곳, 겨울철 외출 시에는 충격을 받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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