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인수 희망 업체가 제시한 계약 내용을 검토한 뒤 이르면 내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하이텍 매각 본입찰에 아이에이(IA)와 애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컨소시엄, 중국 반도체 업체인 SMIC 2곳이 참여했다.
당초 김동진 전 현대차 부회장이 1대 주주로 있는 IA 컨소시엄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SMIC도 뒤늦게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SMIC에서 매각 주관사 측에 제출한 서류가 미비해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2곳의 업체가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일단 경쟁입찰 구도는 형성됐다.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이들 업체가 제시한 인수가격 등을 면밀히 살핀 이후 이번주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인수 희망 업체가 제시한 계약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이르면 내일, 늦어도 모레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업체가 우선협상자가 되느냐에 따라 동부하이텍의 운명도 달라질 전망이다. IA 컨소기업과 SMIC의 사업 모델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IA는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업체다. 최대 주주인 김동진 회장은 현대차 사장과 부회장,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등을 거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최측근이다.
지배구조상 현대차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동부하이텍 인수에 성공할 경우 IA가 현대차에 자동차용 반도체 제품을 납품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SMIC는 글로벌 파운드리(위탁생산) 점유율 5위권 업체로,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생산하는 등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동부하이텍이 SMIC에 인수되면 기존 사업 모델을 유지하게 될 공산이 크다. 동부하이텍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9위. 두 업체를 합치면 파운드리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일단 매각이 성사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수가격 등 계약 내용이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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