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땅굴전이다"…미군 첨단장비 개발 박차

  • 등록 2013-12-18 오후 5:14:38

    수정 2013-12-18 오후 5:14:38

“중동·멕시코 등서 터널전 대비”…전용 야간경 등 준비 추진

(서울=연합뉴스) 국외 격전지에서 무인기 폭격에 주로 의존하던 미국이 땅굴전(戰)이라는 새 추세에 주목하고 있다.

미 육군은 ‘외국에서 적군이나 무장세력이 터널·지하시설을 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땅밑 전투에 최적화된 장비 개발을 도와줄 것을 방산업체에 요구했다고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P에 따르면 땅굴전이 가장 많이 예상되는 곳은 중동이다. 고대부터 파놓은 터널과 지하공간이 유독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2년9개월째 내전이 계속되는 시리아에서는 반군이 땅굴을 작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라크에는 이런 지하 터널 망이 수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군은 반정부 세력이 숨지 못하도록 올해 초 이런 땅굴에 대량의 오·폐수를 들이붓기도 했다.

미국과 국경을 접한 멕시코도 골칫덩이다. 마약 밀반입을 하려는 현지 범죄단이 국경 지대에 대거 터널을 뚫기 때문이다.

1970년대 한국에서 발견된 북한 땅굴들도 주의 대상으로 지목됐다. 한국의 군사당국자들은 북한 정권이 남침을 위해 터널을 파놨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땅굴은 장악이 어렵다.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태평양 이오섬(일본명 이오지마) 곳곳에 뚫어놓은 굴에 숨어 미군에 저항한 일화는 유명하다. 미군은 화염방사기와 수류탄으로 소탕 작전에 나섰지만 복잡한 터널 망을 타고 출몰하는 일본군에 큰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지하 환경에 특화된 군용장비 개발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예컨대 위성항법장치(GPS)가 듣지 않는 땅 밑에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장치나 야간영상장비, 산소 부족에 대비한 호흡 장비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벽을 뚫어 구멍이나 길을 내는 고성능 굴삭 장비와 열 감지 모니터, 지하로 떨어졌을 때 즉각적으로 주변을 밝혀주는 기기 등의 개발도 시급하다고 군은 전했다.

미군은 이르면 내년 2월께부터 방산업체들이 최신 땅굴전 장비를 시연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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