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 비상 재선언에 질병청 “위기 단계 조정없이 검역 강화”

WHO, 최고수준 경계 ‘페익’ 선언 …콩고서 르완다로 확산
국내선 올 들어 10건 신고…“감시·신고 체계 강화”
  • 등록 2024-08-19 오후 4:58:47

    수정 2024-08-19 오후 4:58:47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에 대해 1년 3개월 만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재선언한 가운데 방역당국은 “별도의 위기경보 단계 조정 없이 검역 등 방역 대응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19일 “엠폭스가 현재 국내 방역과 일반 의료체계에서 지속적인 감시와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도 평가해서 별도의 위기 경보 단계를 조정하지 않고, 검약과 방역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앞서 지난 16일 WHO의 엠폭스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선포에 따른 국내 전파 가능성과 이에 따른 대응 방안 등 논의를 위한 학계·의료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위험평가 회의를 개최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 영국 등 국가들도 변이 바이러스 중심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여행자 주의 등 중심으로 관리하며 별도 대응체계 조정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엠폭스에 대해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단계인 ‘페익’(PHEIC)을 선포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 보건 규약 긴급위원회 논의 결과를 받아들인 데 따른 조치다.

중서부 아프리카 풍토병이던 엠폭스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70개국 넘게 번지자 WHO는 2022년 7월 페익을 선언했다.

그러다가 그해 하반기부터 유행이 둔화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5월 페익을 해제했다. 이번 유행은 또 다른 하위 계통의 변이 바이러스(Clade 1b)가 지난해 9월부터 번져 일어났다.

콩고민주공화국을 거쳐 케냐, 르완다, 우간다 등 주변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올해 확진 사례는 1만4479건, 사망자는 455명 등에 달한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아프리카에서 1만 7000건 이상의 엠폭스 의심 사례와 517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그동안 엠폭스는 감염된 동물과 접촉했을 때 발병한다고 알려졌으나 2022년부터 성관계 등 사람 간 접촉으로도 전파 가능하다고 조사됐다. 발병 시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두통·근육통 등을 동반한다.

국내에서는 2022년 4건, 지난해 151건 발생했고 올 들어 이달 9일까지 10건이 신고됐다. 확진자의 역학적 특성은 모두 20~40대 남성으로, 감염경로는 국내 감염 9명, 해외여행으로 인한 감염이 1명이었다.

질병청은 “엠폭스 국내 발생 및 해외 유입 등을 예방하기 위해 밀접 접촉을 삼가고 백신을 접종하는 등 예방수칙을 잘 지키도록 독려하고, 증상이 있을 경우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감시 및 신고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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