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소행성 궤도 변경한다…'아마겟돈' 현실화?

나사, 지난해 11월 소행성 충돌용 우주선 ‘다트’ 발사
9월 표적 소행성 도착…공전속도·주기 변경 계획
지구 충돌 위험 없지만 '만약의 위기' 대비한 실험
  • 등록 2022-05-09 오후 4:00:15

    수정 2022-05-09 오후 4:08:14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1998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아마겟돈’은 엄청난 속도로 지구로 돌진하는 거대 소행성을 핵폭탄으로 폭파해 인류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한다는 내용을 다뤘다. 영화를 연상케 하는 소행성 궤도 변경 실험이 본궤도에 올랐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쏘아 올린 소행성 충돌용 무인 우주선 다트(Dart). (사진=AFP)
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해 쏘아 올린 소행성 충돌용 무인 우주선 ‘다트’가 오는 9월 표적 대상 소행성인 디모포스에 무사히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사는 2018년 소행성 충돌이라는 위기에 대비하고자 ‘다트 미션(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DART)’에 착수했다. 우주선을 디모포스에 충돌시켜 궤도를 바꾼다는 계획으로 총 2억4000만파운드(약 3757억원)가 투입됐다.

디모포스는 축구 경기장 규모의 소행성으로 지름은 약 160m이다. 오는 10월 1060만km의 거리를 두고 지구를 스쳐 지나갈 것으로 보이며 충돌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트는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현재 태양 전지로 전력 공급을 받으며 디모포스를 향해 시속 2만3000km로 날아가고 있다. 나사는 충돌로 디모포스의 공전 속도를 1%, 공전 주기를 73초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돌 3분 후에는 이탈리아우주국이 제작한 초소형 인공위성이 충돌 지역 55km 앞까지 접근해 사진을 촬영할 예정이다. 다트에 실려 보낸 이 인공위성의 이름은 ‘리시아큐브(LICIACube)’다.

실험이 종료되면 후속 조사도 이뤄진다. 유럽우주국(ESA)은 2026년까지 탐사선 ‘헤라’를 현장에 보내 충돌 자국과 디모포스의 질량 변화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인류가 소행성 궤도 변경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험을 주관하고 있는 앤디 쳉 선임연구원은 “꿈이 이뤄진 것처럼 무척 신이 난다. 인류가 20년 동안 상상만 해오던 일이 곧 현실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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