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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P파리바는 7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불확실한 정치적 미래에 직면해 있다”며 “윤석열 당선인이 근소한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민들로부터의 전폭적인 지지가 부족한 가운데 국회 내 다수당을 점하고 있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 책임자인 제이슨 리우 BNP파리바 동아시아 전략담당 대표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은 한국은행이 전망한 3.0%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밑돌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오미크론 확산으로부터 국내 경제가 점진적인 리오프닝(재개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재정확장 기조가 경기 침체를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한은 총재가 될 이창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면에서 중요한 드라이버가 될 수 있다”고 전제하며 “그는 처음에 경제 성장과 물가, 금융 안정성을 균형있게 고려하겠다고 말해 덜 매파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발언은 더 매파적인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자 인준 청문회로 인해 4월 금통위를 주재할 수 없게 돼 불확실성을 더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와 다른 원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서구권의 추가 제재 가능성도 있어 에너지 가격이 더 뛸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리우 대표는 “한국 경제는 전체 수출의 14%를 차지하는 유럽에서의 수요 감소와 한 해 9억6000만배럴에 이르는 원유 수입국으로서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역사적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가장 비둘기파적인 인사였던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어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FOMC 내에서 적어도 이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더 빠르고, 더 큰 폭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이뤄질 수도 있으며, 당장 5월과 6월에 두 차례 연속으로 50bp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가 더 큰 폭으로 뛰거나 원달러환율이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
그는 “한은이 앞으로 75bp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 기대는 이보다 더 앞서가고 있다고 본다”며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도 선제적 인상을 단행했던 한은은 맹목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점쳤다.
또 “중국의 추가적인 수요 감소와 에너지 가격 상승은 현재 부정적인 원화 전망을 더 악화시킬 수 있겠지만, 원화 적정가치는 1077원 정도로 추정되는 만큼 원화값은 밸류에이션이 싼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