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위험자산이 위험하다"…BNP파리바가 본 4대 불확실성

①국내정권 교체 불확실성…여소야대 해법 찾아야
②中락다운에 벌써 여행·이동 줄어…단기 경제충격
③러 침공에 에너지 수입 부담, 유럽수요 감소 우려
④美긴축 더 크고 빠르게…테크주 많은 韓증시 악재
  • 등록 2022-04-07 오후 3:22:43

    수정 2022-04-07 오후 3:22:4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한국 주식시장이 중기적으로 국내 정권 교체, 중국 경제성장 역풍,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긴축 등 4가지 거시적인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는 만큼 위험 회피 전략이 필요하다고 유럽계 투자은행인 BNP파리바가 권고했다.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BNP파리바는 7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불확실한 정치적 미래에 직면해 있다”며 “윤석열 당선인이 근소한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민들로부터의 전폭적인 지지가 부족한 가운데 국회 내 다수당을 점하고 있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 책임자인 제이슨 리우 BNP파리바 동아시아 전략담당 대표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은 한국은행이 전망한 3.0%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밑돌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오미크론 확산으로부터 국내 경제가 점진적인 리오프닝(재개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재정확장 기조가 경기 침체를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한은 총재가 될 이창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면에서 중요한 드라이버가 될 수 있다”고 전제하며 “그는 처음에 경제 성장과 물가, 금융 안정성을 균형있게 고려하겠다고 말해 덜 매파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발언은 더 매파적인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자 인준 청문회로 인해 4월 금통위를 주재할 수 없게 돼 불확실성을 더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리우 대표는 또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중국에서의 락다운 조치가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에 단기적으로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내 주요 항만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고 육상 화물운송 이나 자동차 판매, 부동산 판매 등이 여전히 활발하긴 하지만, 청명절 연휴를 앞두고 여행이나 인적 이동은 2020년 수준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와 다른 원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서구권의 추가 제재 가능성도 있어 에너지 가격이 더 뛸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리우 대표는 “한국 경제는 전체 수출의 14%를 차지하는 유럽에서의 수요 감소와 한 해 9억6000만배럴에 이르는 원유 수입국으로서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역사적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가장 비둘기파적인 인사였던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어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FOMC 내에서 적어도 이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더 빠르고, 더 큰 폭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이뤄질 수도 있으며, 당장 5월과 6월에 두 차례 연속으로 50bp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점쳤다. 리우 대표는 “아시아 테크주는 미국 금리 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는데, 코스피200지수 중 40% 정도가 IT업종이라 코스피지수 자체가 연준의 매파적 행보로 인해 일정 부분 밸류에이션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가 더 큰 폭으로 뛰거나 원달러환율이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

그는 “한은이 앞으로 75bp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 기대는 이보다 더 앞서가고 있다고 본다”며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도 선제적 인상을 단행했던 한은은 맹목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점쳤다.

또 “중국의 추가적인 수요 감소와 에너지 가격 상승은 현재 부정적인 원화 전망을 더 악화시킬 수 있겠지만, 원화 적정가치는 1077원 정도로 추정되는 만큼 원화값은 밸류에이션이 싼 편”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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